“포르노를 자주 보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의 성별에 따라 답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만약 당신이 여성이고 자주 본다고 답했다면, 당신은 당신이 보는 포르노에 만족하는가? 만약 자주 보지 않거나 아예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상파 황금시간대에 방영한 시트콤 에서 이순재가 대놓고 ‘야동’을 보는 캐릭터로 등장하고 ‘야동순재’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야동은 더는 숨겨야 할 것조차 아니게 되었다. ‘포르노’라는 말보다 ‘야동’이라는 말은 어쩐지 친근한 느낌마저 들게 하여 이제는 농담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리 야동에 관해 이야기하기 쉬워졌다 한들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남자가 야동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심지어 ‘정상적’인 것으로까지 여겨지지만, ..
쑤쑤, 세진의 더블유킥스(W-KICKS), 연세 여자 라크로스 인터뷰 당신의 스포츠 취향을 알기 위한 3가지 질문1. 나의 운동신경은 발놀림보다는 손기술에 발달되어 있다. [O/X] 2. 스포츠는 [장비를 가지고/맨 몸으로] 뛰어야 더 재미있다.3. 몸싸움을 하면서 득점하는 것이 [즐겁다. / 부담스럽다.]질문에 답을 다 했나요? 당신의 취향을 저격하는 스포츠 종목은 글 끝에 있어요!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인터넷상에서 먼저 유행하여 실제로도 꽤 자주 쓰이는 단어로 ‘취존’이 있다. 타인의 취향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지 말고 존중하라는 심오한(!) 교훈을 쉽고 단호하게 전달하는 강력한 말이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취향이 있기 마련이고, 주변의 시선과 상관없이 자신의 취향을 실천하는 개인들이 조..
얼마 전 영화 이 개봉했다. 영화가 거둔 상업적 성공과는 별개로, 영화가 6월 민주항쟁을 재현한 방식에 대해 여러 비판이 제기되었다. 우선 독재에 맞서 투쟁하는 캐릭터 대부분이 남성이다.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는 ‘연희’ 역시 운동에는 관심 없는 새내기로 나오는 탓에, 영화를 보며 당시에 거리에서 함께 싸웠던 여성들을 떠올리기는 힘들다. 또 기자와 검찰, 중앙정보부 등 몇몇 조직 내부의 시선으로 6월 항쟁을 다루는 탓에 노동자와 빈민 등 많은 역사의 주역들이 스크린에 등장하지 못했다. 거기에 2018년을 살아가는 ‘학생’으로서 나도 한 가지를 더 보태고 싶다. 80년대를 그린 영화에는 독재에 맞서 싸우는 학생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다. 그 당시 학생들은 무엇 때문에 그..
2017년 연세대 총학생회 선거가 충격적인 사건들과 함께 ‘펑’ 난 데 이어, 2018년 3월 보궐선거는 ‘후보 등록 0’으로 모두의 무관심 속에 연기처럼 잊혀졌다. 보궐 선거조차 후보가 0명이라니! 이것은 이제 ‘총학생회’의 가치가 연세대 2만 학우 중 누구에게도 더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하다못해 총학을 스펙으로 정계에 스카우트될 찬스, 또는 각종 스폰과 협찬으로 어둠의 돈을 끌어모을 포부 등, 누구 한 명쯤은 충분히 고려해 볼 법한 ‘언피씨’한 노림수조차 가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말로만 듣던 “학생회의 위기”가, 드디어 코앞에 닥쳐왔다! 상당히 과장해서 한번 써봤다. 사실 소위 ‘학생회의 위기’는 최근 갑작스레 닥쳐온 것이 아니다. 과 학생회의 존..
2015년 5월 13일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최 모 씨가 훈련 도중 예비군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후 자살했다. “GOP때 다 죽여버릴 만큼 더 죽이고 자살할 껄”이라는 유서를 남긴 채였다. 김종대 의원실에 의하면 “한 해 9,500여 명의 병사가 복무부적응과 사건사고로 전역”한다. 또한 “‘군 피해자’는 그 가족을 포함하여 30,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들은 무사히 전역했지만, 괴롭힘의 도구였던 매미를 피해서 이사를 해야 했던 가족이 있다. 아들의 죽음을 떠올리다가 교통사고만 9번이 난 가족이 있다. 아들이 좋아했던 음식만 보면 눈물이 끊이지 않는 가족이 있다. 손자가 죽은 지 3년이 되었지만 가끔 손자가 언제 전역하느냐고 묻는 가족이 있다. 이들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여태껏 전무하..
그동안 ‘학생회’라는 말에서 총여학생회보다는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과 학생회를 먼저 떠올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학생회’를 주제로 공일오비 8호를 준비하면서, 다른 학생회들보다도 총여학생회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작년 선거 때 의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이라는 공약을 눈여겨보았던 게 계기였다. 기획 논의를 하면서 이 공약이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학생회들이 겪는 문제를 풀 실마리가 여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우리에겐 학생회가 학생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풍경이 익숙하다. 이와 연결된 문제로, 학생회와 학생회 밖의 학생들이 만나는 자리 역시 부족하다. 학내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이라는 의제는 학생들의 일상적..
결국, 올해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단은 공석이다. 그동안 ‘학생사회의 위기’라는 표현이 쓰이는 상황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2년째 비대위를 맞는 지금보다 그 말이 적절한 때가 있을까 싶다. 굳이 거창한 말을 쓰지 않아도, 같은 일이 2년째 반복되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총학생회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젠 솔직해질 때가 됐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학생회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시간을 돌려 작년으로 돌아가 보자. 총학생회가 없는 1년 동안 총학생회의 빈자리가 느껴진 적이 있었나? ‘비상’ 대책위원회라는 이름과는 달리, 우리의 학교생활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물론 아무도 총학생회를 찾지 않았다. 불과 일 년 사이에, 연세대학교에 총학생회라는 기구가 ..
2017년 겨울, 총학생회장단 선거는 결국 무산되었지만, 출마한 선본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여성 대표자의 출현이었다. 5년의 대학생활을 하며 과나 단과대에서 여성 회장을 종종 보긴 했지만, 총학생회 선거에서의 여성 정후보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초인 나의 단과대는 2013년, 총학생회는 2010년을 마지막으로 여성 회장이 없었으니 지난 선본의 여성 정후보가 반가울 만했다. 여성 대표자가 적은 것은 연세 사회 전체의 현상이다. 1961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 학교에는 총 53명의 총학생회장이 있었다. 그중 여성 총학생회장은 단 3명이었다. 우리 학교 첫 여성 회장은 1999년 겨울 당선된 정나리 씨로, 정 씨는 우리 학교뿐 아니라 우리나라 4년제 남녀공학 대학에..
안녕하세요. 봄학기가 시작하고 조금 늦게 돌아온 공일오비입니다. 일 년에 두 차례 발간하다 보니, 8호에 실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한 검사의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사회 전체로 퍼져 그동안 감춰져있던 수많은 성폭력이 드러났으며, 두 명이 전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북관계에는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공일오비가 8호의 주제로 선택한 것은 입니다. 공일오비가 학생회에 새삼 주목하게 된 계기는 작년 말과 올해 초의 총학생회 선거 무산이었지만,'학생회의 위기’ 자체는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니겠지요.그래서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학생회는 정말로 학생 모두를 대표할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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