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4호선은 이주노동자의 ‘서울’ 안산과 이슬람교 서울 중앙성원이 있는 이태원을 잇는다. 안산에서 쭉 올라오다 삼각지역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두 정거장 지나면 이태원에 이른다. 가끔은 시험에 드는 순간이 닥친다. 어느 주말 오후 한산한 지하철, 4호선 사당역쯤에서 지하철을 타면 적잖은 이주민들이 앉아 있다. 한국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과 한국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의 옆자리가 동시에 비었다. 아니, 한두 자리가 비었다면 그건 이주민 옆자리일 가능성이 크다. 자, 어디에 앉을까? ‘저는 차별하지 않아요’ 몸으로 말하듯 이주민 옆자리에 앉는다. 되도록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애쓴다. 한참이 지나면, 깨닫는다. 다르긴 다르다. 냄새가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 이 불편함, 너무 익숙하다. ..
0.당신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을까. 나는 그 질문에 대해 ‘나는 곧 내 몸’이라는 답을 던지는 것으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몸은 특별하다. 그리고 특별한 만큼 당연하다. 나라는 존재는 평생 단 한 번도 몸과 분리되지 못하고, 그 몸이 아닌 다른 몸으로 살 수도 없다. 따위의 매우 흥미로워 보이는 부제에 끌려 이 글을 펼친 독자들이라면 당황스러운 도입부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누가 보더라도 타투에 대해 이야기할 것처럼 보였던 글의 시작이 ‘나는 누구인가’와 ‘나는 곧 내 몸’이라니.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다행스럽게도 이 글은 분명 타투에 대한 글이다. 그리고 몸에 대한 글이기도 하다.‘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매우 전통적이고 중요한 질문이지만, 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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