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거 좋아해?”] 예의 바르고 섬세한 사랑의 노래 : <윤희에게>,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걘 나에 대해 대체 뭘 알고 좋아하는 거야?” 뻔하게 연기하는 사람이, 함부로 가늠하는 사랑이 좀 별로다. 친구들은 연애를 시작할 때면 감탄형보다도 빈번하게 의문형의 문장을 뿌렸다. 분명 아직 그만큼 친밀해지지 않았는데 사귀기 시작하는 순간 ‘애인’이라면 수행해야 할 역할들을 연기하며 설렘을 쥐어 짜내는 사람을 보면 설득력이 없고 의아해졌다. 우리는 그 투명한 대본을 느꼈을 때 우리 안에 곧바로 생겨나는 엄청난 객관화 능력과 놀랍도록 차분해지는 마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이 관계에 집중하고 너의 마음이 진심이라고 믿기 위해서, 잡생각을 하지 않고 설레기 위해서는 무언가 더 섬세한 디테일이 필요했다. 네가 갈구하는 ‘로맨스’라는 고정된 의례의 대본집 속에 내가 그저 대체 가능한 연기자로서 배치된 것이..
문화 비평
2020. 5. 3. 16:08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공일오비9호
- 페미니즘
- 사회과학교지
- 연세대학교
- 신촌
- 공일오비10호
- 10호특집
- 공일오비3호
- 공일오비8호
- 도시
- 공일오비12호
- 총여학생회
- 연희관015B
- 공일오비4호
- 홈리스
- 공일오비13호
- 여행
- 코비컴퍼니
- 너 화장 외(않)헤?
- 퀴어
- 공일오비6호
- 윤희에게
- 몸
- 죄많은소녀
- 공일오비
- 공일오비7호
- 책방
- 공일오비11호
- 영화비평
- 연희관공일오비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