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피냐 콜라다 송’으로 유명한 Rupert Holmes의 ‘Escape’라는 노래는 오래 사귄 여자친구에게 싫증을 느끼던 한 남자가 신문에서 한 개인 광고를 발견하는 것을 시작됩니다. If you like Pina Coladas, and getting caught in the rain If you’re not into yoga, if you have a half-a-brain If you like making love at midnight, in the dunes of the cape I’m the love that you’ve looked for, write to me, and escape 당신이 피냐콜라다를 좋아한다면, 갑자기 비를 만나는 걸 좋아한다면요가에는 관심이 없고, 단순한 사람이라면바닷..
가볍게만 느껴졌던 카드뉴스가 언젠가부터 언론에서 꽤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메이저 언론사는 물론 각종 언론사들이 앞 다투어 카드뉴스 만들기의 흐름에 합류했고, 네이버는 ‘한손으로 휙휙’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네이버에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이미지와 글을 이용한 카드로 구성된 카드 뉴스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의 뉴스 매체이다. 뿐만 아니라 간편하고 내용 파악이 쉬워 SNS를 통한 확산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뉴스가 하나의 스낵 컬쳐로 소비되는 것을 가능하게 된 카드뉴스는, 뉴스를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오늘날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점이 분명한 만큼 한계도 분명 할 텐데, 카드뉴스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제 막 카드뉴스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어쩌면 섣부..
시간에 떠밀려 얼떨결에 시작하게 된 취준이었다. 대입과 입대가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것처럼, 생애 첫 번째 취업 준비도 그랬다. 슬프게도, 내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들은 늘 이런 방식으로 다가왔다. 언론고시를 한 번 봐보겠다는 핑계로, ‘여봐라 나 신문 본다!’하고 똥폼 잡다가 보니 어느새 공채 시즌이 돌아왔고, 졸업을 앞둔 여느 대학생이 그렇듯 조급한 마음이 번져 벼락같이 자소서를 몇 개 씩 써냈던 것이다. 덕분에 부모님의 사랑과, 술로 개가 된 추억과, 몇 없는 친구들과의 사건을 빼고 나면 빈곤할 대로 빈곤한 나의 대학생활을 꽤 진지하게 돌이켜 볼 기회를 가졌다. 반성시켜주어 고맙다. 나는 그렇게 황량한 과거에서 몇 없는 친기업적 일화를 쥐어 짜 반죽을 냈고, 갓 구운 빵처럼 부풀렸다. 한껏 부푼 빵 속..
0. 일본 이야기는 아닌 일본 여행기 2015년 여름에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일본 제2의 도시로,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종종 일본의 부산(!?)으로 소개되곤 합니다.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어차피 초과 학기 내정자였지만) 취준 따위는 접어둔 채 오사카로 떠난 까닭은 … 그냥 한 번 푹 쉬러 떠나고 싶었습니다. 여러 조건이 맞아서 간 것 뿐, 꼭 오사카여야 할 이유 같은 건 없었어요. 멀리 떠나기엔 돈이 없었고, 계획도 세우기 귀찮았는데 다행히 친한 친구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니까, ‘이번 여행지는…바로 오사카다!’ 했던 거죠. 그래서 떠났습니다. 그런데 막상 떠나려니 일본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더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보통의 한국 사람들보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영 무관심했던 ..
1.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는 개가 밥을 먹을 때 분비하는 침의 양을 연구했다. 그러다 개가 밥 주는 사람 발소리를 듣거나 빈 밥그릇만 보아도 침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개는 원래 먹이를 보면 침을 흘린다. 하지만 밥을 주러 올 때 들리는 발걸음 소리 그리고 밥을 담는 밥그릇은 밥을 연상시켰다. 개는 그에 대한 반응으로 침을 흘렸다. 그 유명한 파블로프의 조건반응 실험의 시작이다. 셀리그먼은 이 조건 반사를 활용해 새로운 실험을 했다. 그는 다양한 조건 속의 개들에게 미세한 전기 충격을 가했다. 어떤 개는 특정한 행동을 하면 전기 충격이 멈춰지도록 장치를 했다. 그러나 다른 한 마리는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전기 충격을 벗어날 수 없게 우리 안에 가뒀다. 후에 개들을 풀어줬다. 다른 조건의..
1. 자위에는 국경도 성별도 없다 미국에서 3월은 자위의 달이다. 듣도 보도 못해 황당하다면, 그 자위가 맞다. 미국인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스트레스받을 때, 심심할 때, 한동안 섹스를 못 했을 때, 태어나서 섹스해본 적이 없을 때, 집이 비었을 때 혹은 아무 때나 하는 그것 말이다. 그런데 자위에는 국경이 없는 만큼 성별 또한 없다. 이 말은 즉 여자들도 자위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자의 자위는 다소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한 소재로 느껴진다. 심지어 여자인 나한테까지 말이다. 미디어 속 남자의 자위는 섹시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냥 그들의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쾌락으로 비춰질 뿐이다. 하지만 여성의 자위는 판타지로 점철되어있다. 꽃잎이 뿌려진 욕조에서 야한 코스튬을 입고 반쯤 풀린 눈과 벌어진 입술 사..
졸업을 하루 앞둔 목요일, 화창한 오후였다. 과사무실에서 학사모와 가운을 빌리고는 잠시 연희관 앞의 환풍구 위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볼이 빨간 두 여자아이들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그녀들은 대안학교 학생들이며 선생과 함께 캠퍼스를 방문하였다고 밝혔다. 선생은 아이들에게 재학생들과 인터뷰를 해올 것을 요청했고, 그 아이들은 내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먼지와 소음으로 휩싸인 한적한 캠퍼스에서 한가해 보였던 나는 그들에게 꽤 반가운 인터뷰이였는지, 그녀들과 같은 이름표를 목에 건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진지한 그들의 태도는 나로 하여금 담배를 끄고 고쳐 앉게 했다. 그들이 들고 있던 질문지에는 긴 답변이 필요한 짧은 문항들이 적혀있었다. 전공, 전공을 통해 얻은 점들, 생각을 바꾸게 된 사건들..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정치에 뛰어들려는 사람은 적다. 세계평화를 위해 UN에 들어가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당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치라는 것이, 정당이라는 것이, 우리와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일까? ※ 이 글은 2016년 2월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비둘기가 산다고?” 실제로 비둘기가 진짜 사는 공간, 비둘기 방이 있다. 거기에 가보면, 충격적이겠지만, 고양이가 있는데 엄청 통통하다. 비둘기를 먹고 살기 때문이다. 인간이 돌보지 못하는 주택 안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 외의 다른 생물체들, 즉 시민 외에 다른 사람들, 할머니, 약자 이런 사람들뿐만 아니라 고양이, 비둘기, 살쾡이 등이 들어와서 자기가 이 땅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풍경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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