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과 폭력에 대한 발화가 등장합니다.*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등장합니다. 경보 문자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진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실질적으로 3단계나 다름없는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선포되었다. 마스크의 습한 이물감 정도는 어느덧 일상이 되었지만, 사람들과의 물리적 단절에는 도통 적응되지를 않는다. 가장 사랑하는 것도 사람, 가장 미워하는 것도 사람. 그 괴리 속에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코로나의 시대가 되면서 추악한 사람들은 여전히 뉴스와 SNS 속에서 적나라하게 마주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도통 만나기 힘들어진, 그 강제적인 불균형의 틈에 자주 매몰되었다. 그 와중에 정신 차릴 새도 없이 텔레그램 내 성폭력 사건이 덮쳐왔다. “그 방에 입장한 너흰 모두 살인자다.” 2019..
류석춘의 도전: 2010년대 '위안부' 담론의 지형을 갈무리하며 2019년 9월 19일,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는 그의 강의 시간에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다’, ‘궁금하면 (학생이) 한번 해볼래요?’라고 발언하였다. 수강생들이 해당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학내외로 그의 문제적 발언이 공론화되었다. 사건 직후인 9월 22일, 연세대학교 제16대 사회학과 학생회 는 류석춘 교수를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문을 냈다. 9월 24일에는 제54대 총학생회 에서도 입장문을 내고 류석춘 교수를 비판했으며, 연세대학교 동문으로 이루어진 에서도 류석춘을 규탄하는 입장을 이어서 냈다. 2019년 9월 26일,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이하 대책위)가 구성되어 류석춘 교수에게는 사과할 것을, 학..
“걘 나에 대해 대체 뭘 알고 좋아하는 거야?” 뻔하게 연기하는 사람이, 함부로 가늠하는 사랑이 좀 별로다. 친구들은 연애를 시작할 때면 감탄형보다도 빈번하게 의문형의 문장을 뿌렸다. 분명 아직 그만큼 친밀해지지 않았는데 사귀기 시작하는 순간 ‘애인’이라면 수행해야 할 역할들을 연기하며 설렘을 쥐어 짜내는 사람을 보면 설득력이 없고 의아해졌다. 우리는 그 투명한 대본을 느꼈을 때 우리 안에 곧바로 생겨나는 엄청난 객관화 능력과 놀랍도록 차분해지는 마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이 관계에 집중하고 너의 마음이 진심이라고 믿기 위해서, 잡생각을 하지 않고 설레기 위해서는 무언가 더 섬세한 디테일이 필요했다. 네가 갈구하는 ‘로맨스’라는 고정된 의례의 대본집 속에 내가 그저 대체 가능한 연기자로서 배치된 것이..
0. 들어가며 지금, 페미니즘은 뜨거운 감자다. 자신을 ‘페미니즘 지지자’로, 혹은 ‘페미니스트’로 명명하는 여성들을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고, 나와 다수의 내 지인들 역시 그중 하나다. 그리고 이처럼 페미니스트로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게 ‘페미니즘 실천’은 흔한 고민거리가 된다. “페미니스트라면 -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같은 것들 말이다. 페미니즘이 끼어든 후의 삶은 어쩌면 당연히, 페미니즘을 알지 못하던 때와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어떠한 운동이라도 자연스럽게 그로써 변화된 삶의 모습, 행동으로 나타나는 무언가를 요구하곤 한다. 그리고 현재의 한국 페미니즘에서 페미니스트로서의 to do 리스트가 등장하고 가장 많은 논쟁점이 탄생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
지난여름은 내내 지독하게 더웠다. 지도로 보니 남인도는 적도와 닿을 듯한 곳에 있었다. 열 몇 살의 아이들과 아이를 벌써 셋 정도는 둔 내 또래의 여성에게 성교육을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 성교육이라고는 받아본 적조차 얼마 안 되는데도 주먹구구식으로 맡겨진 그 역할이 나는 퍽 마음에 들었다. 기세등등한 더위는 숨을 막히게 했지만 아이들의 머루 같은 눈망울과 통역을 채 할 새가 없게 열변을 토하다 울먹이는 여성들이 오히려 숨통을 터 주었기 때문이었다. 월요일마다의 성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 타면, 마음에 알 수 없는 불길이 일었다. 앞으로 이 불길에 끌려 다니며 살게 될 것만 같았다. 학교도 학번도 전공도, 2인 1실의 방 배정을 위해 두 번 뽑았던 제비도, 심지어 이름까지 같은 친구와 교육을 끝..
2015년 1월 23일, 총‧총여학생회(이하 총여)에서 과/반 학생회장에 이르는 확대운영위원회원(이하 확운위원)들이 참여한 확대간부수련회(이하 확간수)에서 성폭력 및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성평등센터로 접수되었고,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측에서도 별도의 대책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이후 대책위는 중운위에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했고, 중운위는 사건 가해자에게 자진 사퇴 및 사과, 가해자 교육 이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요구안을 전달했다. 또한 중운위는 사건에 대한 공동 책임 및 유사 사건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피해자 의견에 따라 2월 8일, 사건에 대한 공식적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입장문을 두고 학내 여론에는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2월 21일 대책위 측에서는 추가 입장문까..
1. 자위에는 국경도 성별도 없다 미국에서 3월은 자위의 달이다. 듣도 보도 못해 황당하다면, 그 자위가 맞다. 미국인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스트레스받을 때, 심심할 때, 한동안 섹스를 못 했을 때, 태어나서 섹스해본 적이 없을 때, 집이 비었을 때 혹은 아무 때나 하는 그것 말이다. 그런데 자위에는 국경이 없는 만큼 성별 또한 없다. 이 말은 즉 여자들도 자위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자의 자위는 다소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한 소재로 느껴진다. 심지어 여자인 나한테까지 말이다. 미디어 속 남자의 자위는 섹시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냥 그들의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쾌락으로 비춰질 뿐이다. 하지만 여성의 자위는 판타지로 점철되어있다. 꽃잎이 뿌려진 욕조에서 야한 코스튬을 입고 반쯤 풀린 눈과 벌어진 입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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