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연대’가 더욱 중요해지는 나날입니다. 지난 호 막바지 작업 때부터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켰던 코로나는 계절이 세 번 바뀌는 동안에도 떠날 기미 없이 곳곳에 서려있습니다. 코로나가 잠시 잠잠해진 동안에는 기후위기로 인한 장마가 두려울 정도로 창을 때리고 다시금 우리를 집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길을 굴러가는 듯한 세상의 모습에 숨이 덜컥 막히는 날도 많았지요. 이번 연희관 015B 13호도 편집위원들끼리 각자의 생활공간에 흩어진 채, 동시에 이어질 수 있는 방식을 계속해서 고민하며 펴내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흩날리는 손글씨 대신 정갈한 폰트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는 가만히 밖을 내다보다가, 지긋지긋하고 피곤한 일들을 목도하고 ..
아무도 없는 방,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지는 요즘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이, 메이트와 같이 사는 또 다른 이도 어쩌면 자신이 혼자라고 느끼고 있을까요. 당신이 연희관 015B 12호를 집어 들어 이 글을 읽을 그때는 지금과 어떻게 다를까요. 도통 집 밖을 나가지 않다 보니 방문을 나서 계단을 내려가다 문득. 마스크가 걸리지 않은 귀를 발견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밥을 먹으러 오랜만에 들른 학교 앞 길거리에서 ‘아직도 사람이 많구나’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새삼 한해 농사를 망친 꽃가게, 학생들을 기다렸을 식당, 평소보다 유난히 비어있는 공간들에 눈길이 닿았습니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올겨울을 겪었을까요. 마스크를 낀 채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곤혹스러움, 학교로 돌아오지..
누군가에게 전하거나 타인을 설득하고픈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연희관 015B」에 모입니다. 그렇게 모인 편집위원들은 자신의 글이 어떤 독자에게 닿아,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 바라며 혹은 의도하며 글을 씁니다. 말하지 않곤 답답해 견디지 못하겠어, 지금 학내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서, 글이라는 무기가 절실하게 필요해서라는 이유로 각각의 글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좋은 글이 무수히 쏟아지는 지금, 왜 「연희관 015B」가 글을 써야 하는지 매번 서로에게 물으며 말이죠. 이번 호는 ‘도시의 존재 존재의 도시’라는 커버스토리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글들을 빽빽하게 채워 넣었습니다. 두별은 도시와 결부되었던 편집위원들의 경험을 재료로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에 물음을 던집니다. 노랑은 여러 도시에서 마주한 각각의 ..
공일오비가 10호를 맞이하였습니다. 10. 자리수가 바뀌는 만큼 기념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십진법이라서 의미 있는 숫자지만, 우리는 십진법을 사용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기념할지 생각해 본 결과, 공일오비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에서 10이 되기까지, 2014년에서 2019년이 되기까지 무엇이 있었고, 누가 무슨 생각으로 이 길을 걸어왔는지를요. 자신의 뿌리를 알고 뿌리부터 튼튼해야 앞으로 뻗어 나갈 가지도 왕성하게 자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준비한 기획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결과물로서의 공일오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획입니다. 그동안 공일오비에 어떤 글들이 실렸고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또 하나는 사람을 통해 공일..
그만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편집장으로 한 학기를 더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도 코앞인데 내 앞길 준비나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더 못하겠다고 말할 준비를 하고 갔는데, 글쎄 사람들이 너무 좋은 거 있죠. 그렇게 마지막 한 학기까지 공일오비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부담을 조금 줄여볼 요량으로 이번 호에는 제 글을 따로 쓰지 않았는데, 총괄과 진행, 10호 특집을 맡으면서 사실상 이전 학기와 노동량은 비슷해졌습니다. 하하. 이번 호는 기존에 있던 편집위원들과 새로 들어온 편집위원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졌던 호였습니다. 기존 편집위원들은 자기 색이 뚜렷한 친구들이 많아 9호에서 선보였던 개성을 10호에서도 이어나갔습니다. 뀨뀨는 퀴어라는 키워드를 계속 가져오되 이번 호에서는 ‘난민’과 함께 엮어내었습니다..
어느덧 공일오비도 9호입니다! 다음 호면 자릿수가 바뀐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네요. 저는 알지 못하는 초대 편집위원들의 손으로 탄생한 공일오비가, 수많은 사람들을 거치고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생각하면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공일오비의 호수가 바뀌듯이 공일오비를 구성하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이번 호는 남아있던 멤버들보다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더 많았답니다. 그래서 여전히 공일오비지만, 지난 호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이 구성된 이로비들과 함께 이전 호를 만들면서 겪었던 시행착오, 독자 모임에서 받은 소중한 의견들을 반영하여 더 나은 공일오비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답니다. 저희의 노력이 독자분들께도 가닿으면 좋겠군요. 이번 호는 지난 호들과 달리 커버..
안녕하세요. 봄학기가 시작하고 조금 늦게 돌아온 공일오비입니다. 일 년에 두 차례 발간하다 보니, 8호에 실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한 검사의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사회 전체로 퍼져 그동안 감춰져있던 수많은 성폭력이 드러났으며, 두 명이 전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북관계에는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공일오비가 8호의 주제로 선택한 것은 입니다. 공일오비가 학생회에 새삼 주목하게 된 계기는 작년 말과 올해 초의 총학생회 선거 무산이었지만,'학생회의 위기’ 자체는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니겠지요.그래서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학생회는 정말로 학생 모두를 대표할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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