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걘 나에 대해 대체 뭘 알고 좋아하는 거야?” 뻔하게 연기하는 사람이, 함부로 가늠하는 사랑이 좀 별로다. 친구들은 연애를 시작할 때면 감탄형보다도 빈번하게 의문형의 문장을 뿌렸다. 분명 아직 그만큼 친밀해지지 않았는데 사귀기 시작하는 순간 ‘애인’이라면 수행해야 할 역할들을 연기하며 설렘을 쥐어 짜내는 사람을 보면 설득력이 없고 의아해졌다. 우리는 그 투명한 대본을 느꼈을 때 우리 안에 곧바로 생겨나는 엄청난 객관화 능력과 놀랍도록 차분해지는 마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이 관계에 집중하고 너의 마음이 진심이라고 믿기 위해서, 잡생각을 하지 않고 설레기 위해서는 무언가 더 섬세한 디테일이 필요했다. 네가 갈구하는 ‘로맨스’라는 고정된 의례의 대본집 속에 내가 그저 대체 가능한 연기자로서 배치된 것이..
아가씨 420만, 미씽 115만을 보는 다른 시선 지난해 한국영화의 트렌드 중 하나는 ‘여성영화’였다. 출판시장에서 주디스 버틀러나 낸시 프레이저의 책이 이례적인 판매를 기록했던 것처럼, 여성 감독이 여성 배우를 캐스팅한, 여성에 대한 영화들이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중심에 있었던 것이 (이하 )과 다. 물론 그 열기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에도 일리가 있다. 아직 주류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흥행성적이 증명한다. 2016년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들 중 는 겨우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은 아래에서 세 번째였다. 또 다른 여성영화였던 는 아예 순위에도 오르지 못했다(누적 관객 수 약 25만 명). 그렇다면 이 수치는 여성영화 열풍이 실체 없는 요란한 소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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