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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편집장으로 한 학기를 더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도 코앞인데 내 앞길 준비나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더 못하겠다고 말할 준비를 하고 갔는데, 글쎄 사람들이 너무 좋은 거 있죠. 그렇게 마지막 한 학기까지 공일오비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부담을 조금 줄여볼 요량으로 이번 호에는 제 글을 따로 쓰지 않았는데, 총괄과 진행, 10호 특집을 맡으면서 사실상 이전 학기와 노동량은 비슷해졌습니다. 하하.
이번 호는 기존에 있던 편집위원들과 새로 들어온 편집위원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졌던 호였습니다. 기존 편집위원들은 자기 색이 뚜렷한 친구들이 많아 9호에서 선보였던 개성을 10호에서도 이어나갔습니다. 뀨뀨는 퀴어라는 키워드를 계속 가져오되 이번 호에서는 ‘난민’과 함께 엮어내었습니다. 비꼬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재기발랄함과 진중함 모두를 갖춘 재찬은 이번 호에서도 어김없이 둘 다를 선보입니다. 지난 호에 실은 글로 시사in 대학기자상을 받은 응팡은 이번 호에서도 가장 기사같은 글을 썼습니다. 새로 들어온 편집위원들은 쓰고 싶은 주제가 확고했고, 기존 편집위원들보다도 먼저 완고를 냈습니다. 이네는 ‘우울’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풀어낼지 거듭 고민하다가 심신 미약 감형 제도와 함께 풀어냈고, 말랑은 ‘야보힘’ 프로젝트가 문제적인 지점을 조목조목 짚어냈습니다. 10호 특집 좌담회에서 ‘공일오비의 정체성은 알록달록인 것 같다’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번 10호는 각자의 색이 살아있으면서 색색들이 모여 하나로 어우러져 그야말로 ‘알록달록’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이 형형색색의 알록달록이 느껴지면 좋겠습니다.
새 학기입니다. 비록 벚꽃보다는 미세먼지가 더 많은 것 같지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지요. 공일오비는 10호를 맞아 그간의 공일오비를 되돌아보는 작업을 하였고, 다시 새 발걸음을 내딛으려고 합니다. 이번 학기도 신입 편집위원을 모집합니다. 새로이 걸어갈 공일오비에 함께하고 싶으시다면, 공일오비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2019년 3월 10호 편집장 오늘
<목차>
신자유주의의 환상
대학에서 강사들이 사라진다
페미니스트에게 다른 야망을
015B (10세)
호별 베스트글로 훑어보는 역대 공일오비
10호 특집 좌담회
한국남성展
단톡밭의 한남꾼
‘남페미’가 어쨌다구?
「한심한 남자 특별전-‘썰(說)’」
승인된 □
같은 토양에 꽂혀있는 무지개 깃발
당신이 들어보지 못한 우울
고작 한 개비의 성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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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 8호 여는 글 및 목차 (0) | 2018.0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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