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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전하거나 타인을 설득하고픈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연희관 015B」에 모입니다. 그렇게 모인 편집위원들은 자신의 글이 어떤 독자에게 닿아,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 바라며 혹은 의도하며 글을 씁니다. 말하지 않곤 답답해 견디지 못하겠어, 지금 학내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서, 글이라는 무기가 절실하게 필요해서라는 이유로 각각의 글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좋은 글이 무수히 쏟아지는 지금, 왜 「연희관 015B」가 글을 써야 하는지 매번 서로에게 물으며 말이죠.
이번 호는 ‘도시의 존재 존재의 도시’라는 커버스토리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글들을 빽빽하게 채워 넣었습니다. 두별은 도시와 결부되었던 편집위원들의 경험을 재료로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에 물음을 던집니다. 노랑은 여러 도시에서 마주한 각각의 색을 통해 도시와 ‘정체성’이라는 연결에 집중했습니다. 나루는 ‘비둘기’라는 비인간 존재가 도시와 얽히는 관계를 유해함, 괴물 등의 키워드로 풀어냈습니다. 응팡은 도시공간에서 벌어지는 개발과 퇴거, 공간점유의 문제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끌어올렸습니다. ‘미성년’을 주제로 편집위원들이 함께 두 편의 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지면에 옮겼습니다. 이어 말랑은 ‘미성년’이라는 렌즈를 좀 더 깊고 넓은 호흡으로 영화에 가져다 댔습니다. 베개는 보호, 음란함, 미성숙 등의 단어가 옭아매온 ‘청소년’을 차분하지만 끈질기게 그려냅니다.
진솔한 경험을 통해 ‘우울’을 곁에 두고 함께 살아가는 삶과 우울의 미덕에 대해 드러내 보여준 노랑과 파리 여행에서 겪었던 시간을 산뜻하지만 날카롭게 풀어낸 두별, ‘한국 남성’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해 양육과 ‘어머니’라는 단어에 도달하려 애쓴 나루와 재찬, ‘단언’이라는 행위와 사고를 비판적으로 다룬 재찬의 글을 또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었습니다. 이네는 ‘Zelda’라는 인물과 그의 문학을 소개하며, 여성의 꾸밈과 유흥에 대한 선명하고 진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또한 두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Killing eve’를 특유의 애정 섞인 단호함으로 펼칩니다. 재찬은 ‘황정은’의 소설들을 ‘상실’과 ‘데칼코마니’라는 키워드로 잇기 위해 애씁니다.
따갑던 뙤약볕은 어느새 힘을 잃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입니다. 며칠에 걸쳐 내리는 장대비에 무언가 조금씩 곪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하던 때가 언제인지 모르게 말입니다. 최근 학교를 사랑(?!)해 마지않는 어쩌구저쩌구 ‘국민’ 모임이 젠더와 난민을 주제로 하는 수업에 딴지를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전 호에 성소수자 난민을 주제로 한 글과 한국남성展이라는 카테고리를 싣고, 이번 호에서는 미성년의 섹슈얼리티, 아시아 여성의 여행 경험과 한국 남성을 다룬 저희는 ‘국민’이라는 말에 아득해져 버렸습니다. 그 ‘국민’은 당최 누구를 위한 국민일까요. 어쩌면 장대비와 같은 눅눅함에 끔찍하게 곪아버린 곳과 것이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호를 읽는 이들 곁으로 따스한 볕이 비추어 들기 바랍니다. 더운 여름 내내 풀어 11호에 담아낸 글들이 「연희관 015B」의 필요와 존재 이유가 되길 바라며, 자 이제 11호를 내어놓습니다.
편집장 응팡(mate517@naver.com), 재찬(paperlifer@naver.com)
<목차>
도시의 존재 존재의 도시
I, Seoul, You / 두별
WELCOME TO : 알록달록한 정체성을 품은 도시와 공간 / 노랑
내게 유해한 둘기 : 괴물 비둘기를 둘러싼 도시감(都市感) / 나루
'노량진수산시장'을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사실 / 응팡
사진을 모아모아
'미성년'
얼굴 없는 미성년 / 베개
어떤 미성년과의 조우 / 말랑
연희관 015B 영화 좌담회 :: 미성년, 울음과 물음 사이 / 나루, 응팡
조각조각 쓱싹쓱싹
내가 사랑하는 당신들, 우리가 살아가는 우울 / 노랑
東方女人 / 두별
한국 남성 비긴즈 The 프리퀄 of 한국 남성 / 나루, 재찬
나무꼬치가 아니라 나무방망이로 / 재찬
읽어내기
Zelda / 이네
I have to kill you / 이네
상실喪失의 데칼코마니 / 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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