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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생회’라는 말에서 총여학생회보다는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과 학생회를 먼저 떠올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학생회’를 주제로 공일오비 8호를 준비하면서, 다른 학생회들보다도 총여학생회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작년 선거 때 <모음>의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이라는 공약을 눈여겨보았던 게 계기였다. 기획 논의를 하면서 이 공약이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학생회들이 겪는 문제를 풀 실마리가 여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우리에겐 학생회가 학생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풍경이 익숙하다. 이와 연결된 문제로, 학생회와 학생회 밖의 학생들이 만나는 자리 역시 부족하다. 학내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이라는 의제는 학생들의 일상적인 필요와 맞닿아 있다. 연세대학교 역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학생회’로서, 다른 학생회들과 마찬가지로 고민한 결과물이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 아닐까. 그래서 이 네트워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올해로 2년 차를 맞은 <Y-FL>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단위들을 직접 만났다.
* 서면 인터뷰 후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 <Y-FL>에 참여하는 단위들 중 연락이 닿지 않은 단위들의 답변은 싣지 못했습니다.
공일오비 : 안녕하세요! 다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모음 : 안녕하세요. 제29대 총여학생회 모음입니다. 앨리스 :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페미니즘 학회 + 실천대장 앨리스입니다. 고양이발바닥 : 반갑습니다.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페미니즘 학회 고양이발바닥이에요. 모드 : 안녕하세요! 저희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여성주의 특별위원회 :: 모드입니다. 모드는 정치외교학과가 생긴 이래 최초의 특별위원회인데요, 연정 공동체가 성평등한 분위기에서, 거리낌 없이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동체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단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준비위원회서부터 시작해서 올해 딱 일 년이 되었는데요. <부끄럽습니다> 대자보로 인사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인준을 받고 정식 위원회로 인사드리게 되어 감회가 새롭네요. |
# <Y-FL>이 뭐하는 곳인가요?
공일오비 : 사실 학교에 다니면서 학생회의 공약을 다 알지는 못하잖아요. 저만 해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 자체를 처음 들어본 학우들을 위해서, 총여학생회 분들이 소개해주세요.
모음 :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Y-FL)은 학내에서 활동하는 여학생회, 여성주의 위원회, 성평등 위원회, 여성주의 학회와 같은 여성주의를 기반으로 한 단위들 간의 네트워크예요. 함께 학내 이슈들에 대응하고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Y-FL의 로고.
공일오비 : ‘Y-FL’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굉장히 궁금했어요.
모음 : 작년에 정했는데요, 연세의 Y와 페미니즘의 F, 흐름(Flow)의 FL을 따서 Y-FL로 정했어요.
공일오비 : 그런 뜻이었군요. 다른 단위들은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어요?
모드 : 작년 5월에 총여학생회에서 인권축제를 기획할 때, 저희도 기획에 참여하면서 이 네트워크에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앨리스 : 저희도 인권축제가 계기였어요.
고양이발바닥 : 저희는 28대 총여학생회 <Around>에서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페미니즘 단체들의 연락처를 모을 때부터 참여했어요. 그때는 고양이발바닥이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참고할 만한 자료도 부족하고,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기도 어려웠거든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무조건 들어오겠다고 했어요.
공일오비 : 지금까지 네트워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요? 네트워크의 이름으로 어떤 활동이 이루어졌는지도 궁금해요.
앨리스 : 작년에는 5번 정도 회의를 하고 친목을 다졌어요. 인권축제 개최 당시에 앨리스는 '강남역 사건 1주기 여성혐오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로 참여했고요. 올해는 3월 중에 개최할 예정인 ‘페미캠프’ 기획에 참여하고 있어요.
모드 : 평소에는 격주로 모이고, 행사 시즌에는 매주 한 번꼴로 만났던 것 같아요. 제일 많이 고민했던 게 ‘학내의 페미니스트들을 어떤 방식으로 지지할 수 있을까?’ 였어요. 그래서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고, 인권축제를 비롯한 각종 이벤트를 기획했죠.
고양이발바닥 : 보통은 단위들이 가져온 안건을 놓고 얘기했는데, 그 덕에 각자의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Y-FL에서 했던 활동 중에 기억나는 게 몇 가지 있는데, 일단은 제 1회 인권축제 <Hello World>예요. 인권축제는 총여학생회의 사업이지만, 기획부터 실행까지 네트워크에 참여한 단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어요. 또 한 가지는 작년에 ‘모드’가 정외과 개강총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했을 때, 함께 자보전을 하면서 학생사회에 더 큰 목소리를 냈던 거예요.
제1회 인권축제
공일오비 : 이번 총여학생회 선거 당시 <모음>의 선본자료집을 보면서 눈에 띈 사업이 바로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이었는데요. 신기하게도 <일상>이나 <문화>가 아닌 <내부역량강화>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더군요. 총여학생회가 자치단체들을 외부가 아닌 내부로, 그러니까 학내사안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할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보이는데요?
모음 : 네! 맞아요.
공일오비 : 다른 단위들은 어떻게 느끼세요?
고양이발바닥 : Y-FL에서 충분히 의사결정에 참여했어요. 작년에 개최된 제 1회 인권축제 <Hello World>때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참가했고, 충분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었어요.
앨리스 : 앨리스는 정책파트너로서 참여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선본을 함께 하지 않아서 정책에 대한 피드백은 하지 못했거든요. 다만 학내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었을 때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등 학내사안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고 있어요.
모드 : 현재는 아직 Y-FL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서, 감히 뭐라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정책파트너로서의 총여학생회를 아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 학생회와 자치단체를 한 자리에 모으다
공일오비 : 총여학생회 분들께 궁금한 점이 있어요. 사실 학생회가 자치단체를 지원하는 사업은 기존에도 많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발상이 색다르게 느껴졌어요. 총여학생회는 왜 이 방식을 택했던 건가요?
모음 : 가장 큰 이유는 총여학생회가 가진 특수성 때문이에요. 다른 학생회와는 달리 우리는 단과대나 과 같은 기층단위가 없잖아요. 그래서 각 단과대나 과에서 어떤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학내의 여러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과의 네트워킹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네트워킹을 통해서 자치단체와 학생회가 대등한 위치에서 서로 힘을 실어주며 함께 활동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에요.
공일오비 : 학생회와 학생들이 괴리되어 있는 지금은 거리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기획이라면 다른 학생회에도 참고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 학생사회야말로 자치단체와 학생회가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절실해 보이는데요.
앨리스 : 예전에 비하면, 학생사회의 공동체들이 많이 무너졌죠. 옛날에 학생운동을 하던 선배들 때는 1학년 때 자치활동을 열심히 했던 학생들이 2학년 때 과 학회장을 맡고, 과 학회장 출신이 3학년 때 과 회장, 4학년 때 단과대 회장, 5학년 때 총학생회장까지 단계별로 성장했다는 거예요. 지금은 더 이상 자치단위나 과 공동체가 개인을 성장시키는 통로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고양이발바닥 : 아무래도 자치단체들은 지속성에 있어 취약할 수밖에 없잖아요. 구성원들의 졸업이나, 잦은 세대교체 등의 이유로요. 학생회가 자치단체들을 네트워크로 묶으면, 학내 활동 흐름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앨리스 : 자치단체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학생회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니까요. 기층 공동체로부터 성장하는 학생회가 드물고, 그러다보니 학생회 내부에서 내용적으로 합의가 되기도 쉽지 않고요. 지금 상황에서 네트워킹이 가지는 이점은, 학생회는 무너진 기층의 자치활동을 지원하고, 반대로 자치단체는 보다 깊이 있는 합의를 바탕으로 학생회에 내용적인 자문을 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모음 : 그래서 이제는 학생회가 집행 기구만이 아닌, 학생사회의 필요와 요구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의제 기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총여학생회도 그런 기조 아래 Y-FL을 이어가고 있고요.
모드 : 학생사회와의 소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저희 모드도 정외과 학생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학생회에 비해 자치단체가 가진 장점이 유연한 구조일 텐데, 그 점을 살려서 학생회의 손이 닿지 않는 학생사회 구성원들의 삶까지 들여다보고자 해요.
공일오비 : <연세> 114호의 <총여학생회 비평>에서는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 사업이 “지속 가능한 총여학생회의 기층단위 체계를 세워, 총 단위와 단과대를 유연하게 오가며 연세인들을 아우를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었어요. 이것은 총여학생회를 떠나 모든 학생회가 목표로 하는 것일 텐데요. 학생회가 학생들과의 괴리를 극복하고, 연세대학교의 다양한 개인들을 대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모음 : 구체적인 사업까지는 잘 떠오르지 않네요.. 학생회와 학생 간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학우들의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의 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문화 사업들에 힘을 많이 실으려고 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학우들의 학생회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학생회와 학생들 간의 괴리 극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앨리스 : 우선 자보벽이요! 자보가 많이 붙어야 학내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 최소한의 선에서 가능하니까요. 그리고 자치공간도 확보하면 좋겠고요.
고양이발바닥 :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학교의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송도 생활이 가진 고립성과 그로 인해 파편화된 개인까지 아우르는 것이 학생회의 역할이니까요. 물론 개개인의 학생을 존중하지 않고 집단으로 포섭시키자는 말은 아니고요. 그런 의미에서 RC 프로그램의 활용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RC에 대해 잘 몰라서, 학생회가 RC 프로그램에 얼마나 개입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RC 프로그램이 조금 더 재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형태가 되면 좋겠어요. 고양이발바닥이나 페미니스트 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세미나를 RC 프로그램에 이용한다면, 학생들의 소속감 강화와 학내 공동체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고양이발바닥도 그 끈을 놓지 않고 함께 고민할게요.
# 지금까지의 <Y-FL>을 평가한다면?
공일오비 : 이제 2년차를 맞이한 Y-FL. 지금까지의 활동을 평가한다면 어떨까요. 처음 기획할 당시의 취지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고양이발바닥 :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시작한 지는 1년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작년 인권 축제는 좋은 출발이었다고 생각해요. <around>를 <모음>이 잘 이어나가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모음 : 음… 어느 정도 만족해요. 다만 사업을 기획하고 실무를 진행하는 일을 넘어서,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보다 활발하게, 잡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교류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대표자들뿐만 아니라 각 단위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모드 : 처음 기획했을 때는 모임을 가지고 서로 연대하고 위로하는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기대 이상이라 상당히 만족스러워요.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으니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다양한 방식으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 학내 페미니스트들과 연대하는 즐거운 모임을 상상할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굳이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다들 단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모임 시간을 잡기 어렵다는 점 정도? 일 이전보다는 더 정기적으로 모이면 좋겠네요.
제2회 인권축제의 기획단원을 모집하는 포스터.
공일오비 : 함께 사업에 참여하는 단체들이나 총여학생회에게 아쉬웠거나,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나요?
모음 : 함께 하는 단체들보다는, 학내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페미니즘과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단체들에 향한 편견 때문에, 또 인력이나 재원이 부족해서 관심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활동에 동참하는 데는 부담을 느끼는 경우들. 이런 장애물에 맞닥뜨리는 상황이 안타까울 때가 많았어요. 참, 그리고 총여학생회가 이 네트워크의 주축처럼 여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네트워킹을 하는 과정에서 총여학생회만의 역할이 존재하겠지만, 네트워크가 구성된 이후에는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위치에서 교류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됐으면 해요.
모드 : “아는 사람들만 즐거웠던 인권축제”였다는 평가가 들리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했고, 상당히 개방적인 축제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퀴즈를 맞추고 상품을 받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뻔한 레퍼토리였던 걸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페미니즘으로 낯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총여학생회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단순히 부스를 세우는 것 이상으로, 어떤 활동이 가능할지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이 내실 있게 진행되려면 정기적인 모임 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작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점이 모임 날짜를 잡는 문제였다고 생각하거든요.
고양이발바닥 : 선거 기간 중에 친구와 밥을 먹다가 “총여학생회는 없어져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한양대 총여학생회 선거 무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총여학생회는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곤 하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사회 도처에서 일어나는 여성 탄압과 맥락이 같다고 생각해요.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크는 학생 사회에서 일어나는 차별들을 지속적으로 조명하고 고발해내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겠죠? 그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총여학생회의 역할이 중요할 테니까, 미리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공일오비 : 이제 마지막 질문이네요. 앞으로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해주세요. 그리고 2018년의 총여학생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것도요!
모음 : 우선, 단기적으로는 학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페미니즘 단체들을 파악하는 것이 목표예요. 나아가 자금이나 인력의 부족 때문이든 아니면 다른 이유로든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모임들에 연대하고 지원하면서, 더 많은 여성주의 학회, 학생회, 위원회의 탄생을 돕고 싶어요.
고양이발바닥 : 저희는 2년째를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어떤 방향성을 지녀야 할 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총여학생회가 신생 공동체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좋겠다 싶기도 하네요.
모드 : 2017년의 <Around>도 학생들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회였지만, 2018년의 총여학생회는 ‘총여학생회는 왜 존재하는가’ 같은 관성적인 질문에 해답을 제시하는 학생회가 되었으면 해요. 학생회에게는 관성적이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울 수 있는 질문들을 함께 토론하다보면 학내 페미니즘도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고양이발바닥 : 송도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새내기들을 겨냥한 성인지/페미니즘 프로그램이 오티, 새터를 넘어서 정기적으로 마련될 수 있다면, 페미니스트 네트워크가 더욱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의외로 여성주의나 젠더-퀴어 이론을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매우 협소하기도 하고, 대학생이 되어 잡을 수 있는 방대한 기회들 중에 한국사회에서 숨 쉬듯 일어나는 차별을 일깨우는 기회 역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총여학생회가 진행한 토크쇼.
공일오비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뭔가 덧붙이실 말이나, 홍보할 게 있으신가요?
모음 : 학내 문화를 새로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평등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항상 느껴요. 관심 갖고 저희가 잘 하고 있다면 함께 해주시고, 못 하고 있다면 열심히 비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모드 : 저희 모드는 이제 막 연정 공동체에서 페미니즘 이야기를 시작하는 첫 발걸음을 뗐어요. 모드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지켜봐주시고 비판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깜짝 공개 세미나와 정기 공개 세미나가 매년 열릴 예정이니, 애정 어린 눈빛으로 관심 가져주시고, 페미니언을 통해 모드와 많이 소통해요! 항상 확인하고 있답니다.
• 페미니언 http://bit.ly/feminion
모드의 피드백 의견함인 ‘페미니언’.
학내의 다양한 동아리, 학회들과 함께하려는 총여학생회의 노력은 흥미롭다. 그 노력은 현재까지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가 작년에 진행된 ‘제1회 인권축제’다. 학내 구성원들이 기획에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인권축제야말로, ‘축제’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 앞으로도 총여학생회와 다양한 단위들이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기대된다. 물론 네트워킹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인권축제 이외에 아직은 내세울 수 있는 성과가 적다. 또 아직 학우들에게 <Y-FL>의 인지도가 낮다는 점도 아쉽다. 네트워크 자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직 2년 차인 <Y-FL>에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관심과 기대일 것이다. 학생회가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면, 학생들이 알아서 따라와 주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결국 학생들에게 찾아가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학생회의 몫이다. 총여학생회가 보여준 네트워킹이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총여학생회는 Y-FL을 통해 학내단체들의 구성원을 만나고, 인권축제 같은 행사를 통해 더 많은 학생을 만나고 있다. 네트워킹은 학생회가 더 넓은 범위의 대중과 만나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 글을 맺으며, 더 많은 네트워크의 출범을 기대해 본다. ‘학내 페미니스트 네트워킹’만 가능하리란 법은 없다. 페미니즘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에서 더 많은 네트워킹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기존에 학생회가 해 왔던 역할을 넘겨받아 새로운 방식의 학내정치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네트워크를 기획하고 참여할 단위를 모으는 것까지는, 학생회가 담당할 몫이다.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하기 위한 판을 깔고 나면 학생회의 외로움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
글 편집위원 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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