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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만 느껴졌던 카드뉴스가 언젠가부터 언론에서 꽤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메이저 언론사는 물론 각종 언론사들이 앞 다투어 카드뉴스 만들기의 흐름에 합류했고, 네이버는 ‘한손으로 휙휙’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네이버에 <카드로 보는 뉴스>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이미지와 글을 이용한 카드로 구성된 카드 뉴스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의 뉴스 매체이다. 뿐만 아니라 간편하고 내용 파악이 쉬워 SNS를 통한 확산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뉴스가 하나의 스낵 컬쳐[각주:1]로 소비되는 것을 가능하게 된 카드뉴스는, 뉴스를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오늘날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점이 분명한 만큼 한계도 분명 할 텐데, 카드뉴스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제 막 카드뉴스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어쩌면 섣부른 질문일지 모른다. 만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끊임없는 고민을 했을 카드뉴스 제작자의 입장을 들으면 카드뉴스의 본질을 더 분명히 알 수 있을까. 끊임없이 미디어를 통한 효과적인 메세지 전달을 고민하는 박진영(<청춘씨:발아> 대표이자 전 <미스핏츠> 창간 멤버)과의 인터뷰.

 

※ 이 인터뷰는 2016년 2월에 이루어졌습니다. 


박진영 씨 (오른쪽)



연희관 015B(이하 연) :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박진영 씨(이하 박) :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1학번이고, 4학년에 머무르고 있다. 2014년 8월에 <미스핏츠>를 친구와 함께 창간해서 2015년 7월까지 하다 나왔고, 지금은 <청춘씨:발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모바일 위주의 SNS에서 어떻게 메세지를 줘야하는가에 관심이 많다.


연 : 다들 처지가 비슷한 것 같다. (웃음) 카드뉴스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렇게 찾아왔다. 먼저, 카드뉴스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박 : 미스핏츠를 처음 시작할 때 '일일이슈브리핑'이라는 걸 했다.(그림1) 지금 보면 가독성이 많이 떨어지지만, 그때는 굉장히 혁신적인 느낌이었다. 불과 2014년까지만 해도 기존 언론에서 카드뉴스를 다루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경향신문에서 (카드뉴스) 한다고 만든 게 블루스크린 같은 카드뉴스였다. (그림2) 그래서 '일일이슈브리핑' 정도만 해도 새롭게 느껴진 거다.


그림 1 <미스핏츠>에 실린 14년 10월 17일자 ‘일일이슈브리핑’ 중


그림 2 <경향신문>의 14년 12월 1일자 맛집 소개용 카드뉴스 중.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디자인이나 모바일 배려도 없다.



그러다 팀원 중 한 명이 어느 날 구성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확 바꿨다. ‘일일이슈브리핑’은 매일의 담당자가 있었는데, 담당자가 디자인이나 스크립트에 전적인 권한을 가져서 가능한 일이었다. 월요일이 그 팀원 담당이었는데 장별로 따로 노는 카드뉴스가 아니고,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스토리,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는 구성을 했더라. 그게 너무 좋았다. 나중에는 카드뉴스가 아예 팀처럼 안착이 되었다.


연 : 그럼 애초에 카드뉴스라는 형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 : 20대가 페이스북을 많이 쓰지 않나, TV보다 훨씬 많이 보는데, 글보다는 이미지나 동영상이 훨씬 전달에 효과적이다. 그 수단으로 카드뉴스를 기획한 것이다. 카드뉴스 전에는 글을 많이 썼는데, 카드뉴스가 좀 더 바이럴되기도 하고, ‘재미있네?’하면서 넘어갔던 것 같다. 당시에는 카드뉴스가 유효하고 실험할 여지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카드뉴스를 많이 안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영상에 힘쓰고 있다.

 

연 : 카드뉴스를 제작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요소가 따로 있나?


박 : 있다. 먼저 첫 장에 임팩트가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 스트레이트 식 제목은 절대 안 되고, 무조건 인상적인 문구여야 한다. 기성언론이 웹페이지 링크를 따와 페이스북에 기사 업로드를 할 때 발문이 되게 중요한 것처럼, 그 발문의 역할을 첫 장이 한다고 보면 된다. 두 번째로 콘텐츠가 모바일이나 컴퓨터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어떤 디자인으로 노출되는지도 신경 써야 한다. 페이스북에선 네 장이 모여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그 알고리즘이 계속 바뀐다. 그 점을 응용해보면 사람들이 신박해서라도 들어오는 게 있다. (그림3) 그리고 스토리텔링도 중요한데, 이건 솔직히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자유주의[각주:2]가 카드뉴스를 잘 제작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비판하지만 왜 뜨는지를 잘 살펴보면 풀어나가는 문법이 쉽고 누가 봐도 이해가 가능하게 만든다. 이 세 가지가 포인트다. 이미지 상의 임팩트, 어떻게 보여 지느냐에 대한 전체 구성, 그리고 스토리텔링.


그림 3 <미스핏츠> 15년 3월 12일의 카드뉴스



연 : 언젠가부터 페이스북에 각종 언론사가 제작한 카드뉴스가 많이 보이더라. 왜 갑자기 기존 언론사들까지 카드뉴스 제작에 열을 올린다고 생각하나? 


박 :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SNS가) 20대 독자가 많은 새로운 시장이고, 사람들이 이제 TV조차 많이 안보니까 내부에서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있겠고, 어쨌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으니까. 그러면서 카드뉴스가 한국화 되기는 했는데, 딱히 장기적인 전략은 없는 채로 그냥 들어온 경우가 많다고 본다. 그래서 제작 초반에는 말도 안 되는 사건도 많았고, 물론 지금도 인턴으로 다 돌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그래서 인턴이 바뀌면 콘텐츠도 확확 바뀌는 게 눈에 띤다. 또 저번 스브스 사건[각주:3]처럼 조직 내부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그런 걸 보면 (권한 설정이) 되게 중요한 영역인데, 관리자원이라든지 권한 같은 게 애매모호하게 뒤섞여 있는 것 같다. 


스브스나 JTBC나 TV조선이 카드뉴스로 당장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유효한 무언가가 되려면 카드뉴스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고 더 큰 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실수가 나오고, 관리자가 막 나가고, 필터링도 안 되고. (전략이 부재하다는 걸) 명확하게 느낀 게, 하도 버즈피드 버즈피드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죄다 같은 걸 만들고 있는 거다. ‘뭔지 모르지만 (버즈피드에서 하니까) 일단 블라인드 테스트 해야겠다.’하는 거, 왜 굳이 조선일보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까? 그걸 보고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겠다, 하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5)


그림 4 스브스사건 당시 올라온 카드뉴스 중 일부


그림 5



연 : 중간에 카드뉴스는 한국화 되었다는 말을 했는데, 그건 무슨 뜻인가?


박 : 카드를 여러 장 만들어 넘겨보는 건 외국 사례가 별로 없다. 하나 보여주겠다. “Upworthy”라고 미국에서 구독자가 엄청 많은 매체인데, 여기 특징이 한 장짜리 카드를 쓰는 거다.(그림6) 보면 인용구도 있고 인포그래픽도 있고, 한 장 안에서 효과적인 전달을 추구한다. 만약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다하면 이런 식으로 표현이 된다.(그림7) 한 장 한 장이 각각 뉴스가 되는데, ‘좋아요’ 수가 엄청나다. 한국으로 치면 짤방과 카드뉴스의 중간지점을 해외 언론에서 많이 쓴다. 


그림 6


그림 7



반면에 한국 언론은 스토리를 많이 넣는다. 2014년 말에서 작년 초까지는 기성언론에서도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한 장 한 장이 기사를 소개하고 웹으로 넘어가게 하는 식이기는 했는데, (스토리로 구성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스브스가 딱 맞는 유형이고, 그게 굉장히 독특한 점이다. 


한국 언론이 또 특이한 게, 20대 아이디어가 좋고 그 중에 뉴미디어를 잘 쓰는 아이들이 많다. 기성언론이 보다가 괜찮은가 싶으면 엄청 활용한다. 조선일보도 카드뉴스로 훅 뜨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요즘에는20대 미디어가 카드뉴스를 더 잘 만든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오히려 1년 사이에 기성언론에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많이 만들어냈다. 물론 전략이 부재한 상태여서 (카드뉴스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거나 독자적으로 쓰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연 : 카드 한 장에 간결하게 메시지를 담는 해외 사례가 인상 깊다. 스토리 식 카드뉴스가 한국적이라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 어쨌든 카드뉴스라는 형식 자체가 양적으로 굉장히 증가한 것 같은데, 지면 기사나 영상 같은 다른 매체 형식과 비교해 볼 때, 어떤 식으로 카드뉴스가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예를 들면 기존의 형식과 공존한다거나 또는 파이를 잡아먹는 식으로 일반화된다거나. 


박 : 기존 매체와 카드뉴스라는 형식을 대등하게 보진 않는다. 카드뉴스는 어디까지나 홍보의 수단일 뿐이다. TV든, 신문이든, 모바일이든 디바이스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하고 있는데, 신문 같은 경우는 모바일로 보다가 자연스럽게 기사로 넘어오게 만드는 전략으로 카드를 쓸 수 있고, 영상도 본 영상으로 넘어갈 수 있게, 그 정도 도구로 쓰이는 거지, 절대 대등하게 보지는 않는다. 다만 카드뉴스에서 살아남을 것 같은 점은 정보를 하나의 짤방으로 가공하는 능력 정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맥락을 알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이 정도까지 정규직 격차가 심해?”하면 직접 찾아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다. 그래서 카드뉴스가 보완적으로, 언론사에서 어떤 아젠다를 제시할 때 주로 쓰인다. 


연 : 카드뉴스를 20대가 굉장히 익숙하게 접하고 있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체가 되었는데, 한편으로는 카드라는 매체의 형식 때문에 담기는 내용이 미리 결정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미담, 간단한 정보, 의혹 제기 정도가 카드뉴스의 대부분이다. 


박 : 그게 카드뉴스를 수단으로만 써야한다는 이유다. 그 안에서 너무 욕심을 내 기승전결을 내려고 하면, 이야기한대로 확실하지 않은데 의혹을 남기는 것에 그친다. 문제는 그런 게 또 엄청 바이럴 된다. 그러니까 위험한 거다. 차라리 통계치를 이용해서 한 장에 보여주는 게 가장 잘 쓰인 거라 본다.  


그리고 이런 것도 있다. 지금 미국 대선이 이슈인데,  카드 한 장에다가 이슈를 어떻게 담는지가 엄청 중요하다. 만약 대학등록금 정책이 있으면, 민주당 인사에선 한 명만 얼굴을 쓰고 반대편에는 여러 명의 얼굴을 합쳐놓고 대결하는 듯이 카드뉴스를 만들면, 그런 게 임팩트가 어마어마하다. 딱히 민주당 사람을 칭찬한 것도 아닌데 ‘아, 이 사람을 찍어야겠다’하고 만들 수 있는 거다. 한 장 안에서도 구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림 8



연 : 카드뉴스가 수단으로 이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실생활에서는 그냥 잠깐 보고 끝나는, 즉 정보로 습득되기보다 마냥 소비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제작자로서 그런 점에 대한 고민이 있나?


박 : 카드를 본 사람을 글로 넘어가게 하는 건 지금 단계에서는 욕심이다. 왜냐하면 카드에서 쓰는 언어는 쉬운 언어인데, 지면 기사의 언어는 불친절하다. 소득불균형, 기초소득, 최저임금 등 얘기할 때 쓰이는 언어 자체가 너무 어렵고, ‘누가 이렇게 말했다, 저렇게 말했다’로 끝나니까 속 시원하지도 않고. 


그래서 카드뉴스에 반응하는 사람들을 글로 쓰인 기사로 이끄는 게 지금 중요한 과제다. 나는 그걸 ‘다리를 놔 주는 것’이라 표현한다. 스브스 뉴스에서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OO가 뭔가요?' 시리즈의 카드뉴스를 만든 건데(그림8), 정말 쉽게 설명해준다. 그런 다리가 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없는 상태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되고 끝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연 : 딱히 기존 언론사들이 그런 고민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


박 : 독자를 잃어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 지금은 사장님 탁자 위 신문 정도로 전락한 것도 많으니까. 그런데 결국에는 제 방향을 찾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사람들이 보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전달한다는 데 집중해보면, 지금의 방식은 그 역할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결국, 이건(다리가 되는 것) 나올 수밖에 없다.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연 : 사람들이 뉴스에 접근하는 방식이 변해왔다. 지면기사에서 인터넷 포탈로, 다시 지금의 카드뉴스까지. 그 과정에서 점차 독자가 비판적으로 생각할 공간이 줄어든다고 생각이 든다. 아까 대선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 같은데, 특히 카드뉴스는 고도의 의도를 갖고 편집된 텍스트이기 때문에 더 우려가 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박 : 그것도 문제이지만, (또 다른 문제는) 카드뉴스가 주로 SNS에만 통용이 되다보니 가는 사람에게만 간다는 점이다. 나는 일부러 자유주의 먼저보기를 눌러놨다. 그걸 안 해놓으면 선호하는 콘텐츠만 보게 되고, 편향될 수밖에 없다. 뉴스를 보긴 하는데, 한정적인 뉴스만 보게 되는 것이다. 관심사에서 밀려나있는 걸 억지로 끌어오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끝까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못 볼 수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자체가 기본적으로 팬페이지 성격이 있어서, 예를 들어 한겨레 페이지에 있으면 그 팬들만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 생산적인 토론이 될 수가 없다. 댓글로 누가 딴지라도 걸면 말 그대로 ‘조짐’을 당한다. 진짜 엄청 싸운다. 이건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우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게 주로 페이스북에 한정되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창구를 찾아야 한다.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다리를 놔주는 콘텐츠가 많이 생기면, 온라인에서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에도 뉴스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자주 튀어나올 수 있다. 그러면 문제가 많이 해결된다. 

 

연 : 한 신문에서 정치의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옮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봤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같은 진영의 사람들을 더 견고하게만 만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박 : 그걸 가장 지양하고 싶다. 지향점이 따로 있어도 여기서(페이스북에서) 싸움판이 벌어지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다. 싸움판에서 뭔가를 억압해 어떤 쪽이 되거나, 비판하는 걸 깔아뭉개는 것이 제일 안 좋다. 예전에 뉴스룸을 패러디했던 적도 있는데 거기서도 (사람들이) 엄청 싸웠다. 청년 일자리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각주:4] 그리고 판도라TV라는 페이지에서 청춘씨:발아 것을 가져가 업로드 하는데, 거기는 독자가 많으니 더 싸우고, 우리가 공감하기 어려운 것들이 더 호응을 얻고 그런다. 이런 것도 내가 보고 싶었던 반응이라서 재미있다. 물론 견고해지는 게 팬페이지 측면에서는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지점에서 벗어난다.


재미있는 게 내 페친 중에서는 자유주의 분도 있고, 당원 분들도 있고, 아니면 민유나 왼쪽 진영 분들도 있다. 그런데 어떤 콘텐츠를 올리면 둘 다 좋아요를 누를 때가 있다. 주로대안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이슈 자체에 대해 풀어주는 것들이다. 그런 걸 보면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문제를 진단하는 영역인 것 같다. 일자리 격차도 심하고, 청년들 불안하고, 대학을 4년 오라고 해서 왔는데 배신당한 느낌이고, 이걸 진단해주면 대부분 반응을 한다. 


그 다음 논쟁거리를 던지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예로 들면, 한겨레에서 인상하냐, 동결하냐, 지역별 차등을 주자고 하냐, 이 얘기를 가지고 싸우는데 ‘이 이야기를 최저임금 받고 일하는 사람 앞에서 하면 알아들을까?’ 싶은 거다. 일단 최저임금 뭔지 이야기하고, 왜 너네가 지금 그걸 못 받고 있는지 알려주고, 그 다음 순서로 자영업자 얘기나 (그런 설명을 해서) 나중엔 최저임금 인상해야 된다, 아님 동결해야 된다, 본인들이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용하는 언어가 너무 어렵다. 그리고 당장은 최저임금 받고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올리자는 이슈가 마음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러면 현실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돈이라는 것이 무한정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뭔가가 바뀔 텐데 그게 뭔지도 알려주고, 그런 것이 필요하다.

 

연 : 카드뉴스에 대한 흥미로운 의견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뭔가?


박 : 청춘씨발:아를 청춘C8A로 바꿨는데, 이걸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 취준 물어보는 사람도 많은데. 그러려면 학교 1년 더 다녀야 한다. 스펙이 아무 것도 없으니까.(웃음) 일단 하고 싶은 것 계속 하고, 좀 더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고민할 것이다. 또 어떤 단계에 걸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인터뷰 팀도 꾸리고 싶고. 지역별로도 팀을 더 많이 만들고 싶고. 인터뷰뿐 아니라 현장취재도, 스튜디오도, 말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차차 갖춰가고 싶다. 왜냐면 언론사를 가고 싶은 친구들이든 미디어에서 일인 크리에이터 하고 싶은 친구든 똑같은 게, 말하고 싶고, 단순한 취준이 아니라 가치지향적인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끌어내주면 좋아한다. 


(청춘C8A의 멤버들이) 다들 바쁜데 시간 쪼개서 하는 이유가 ‘너무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니 좀 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고 싶다. 잘 하니까. 판을 만들어주고 싶다. 대단하게 무슨 미디어 이런 게 아니어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왜냐면 너무나 없는데 필요하니까, 물에다 떨어뜨리면 퍼지는 것처럼 확산되는 것은 알아서 되더라. 그냥 우리식대로만 하면 된다. 그리고 한 두 번 해보면 뽕에 취한다. (내가 이렇게 했구나 이런 것?) 그렇다. 어제도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니까 그런 마음이 되더라. 마약, 마치 마약 같다.




글 편집위원 realstupid & 개연성



  1.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10∼15분 내외로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또는 문화 트렌드를 말한다. [본문으로]
  2. 시사, 사회, 국제 등 뉴스기사 및 경제정보을 제공하는 뉴미디어 웹진. [본문으로]
  3.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15년 8월 22일 <저를 잊으실건가요>라는 카드뉴스가 올라오며 알려진 사건. 자신을 A작가라고 소개한 인물은 스브스뉴스에 입사한 후 강압적인 태도로 자신을 대한 H기자를 폭로했다. 현재 글은 삭제된 상태며, H기자의 공식 사과문이 올라왔다. (그림4) [본문으로]
  4. 청춘씨:발아 영상 ‘ (1분 43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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