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국회에서도 약(弱)을 파나요?A. 네, 많이 팝니다! ※ 2020년 9월 2일, 미래통합당의 당명이 ‘국민의힘’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글 전반의 시기, 그리고 인용된 사건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과거의 이름이라는 판단이 들어, 본 글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이름을 국민의힘으로 수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독자분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세상이 변한다. 변했고, 변하고 있다. 기득권만이 온전한 것들을 누릴 수 있었던 말도 안 되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숨어있던 이들은 얼굴을 드러냈고, 침묵하던 이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마땅히 그래야 했던 것들이 비로소 제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구불구불, 때론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서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일 인분의 자리! 무언갈 쟁취하기 위해 흘렸던 땀과..
“걘 나에 대해 대체 뭘 알고 좋아하는 거야?” 뻔하게 연기하는 사람이, 함부로 가늠하는 사랑이 좀 별로다. 친구들은 연애를 시작할 때면 감탄형보다도 빈번하게 의문형의 문장을 뿌렸다. 분명 아직 그만큼 친밀해지지 않았는데 사귀기 시작하는 순간 ‘애인’이라면 수행해야 할 역할들을 연기하며 설렘을 쥐어 짜내는 사람을 보면 설득력이 없고 의아해졌다. 우리는 그 투명한 대본을 느꼈을 때 우리 안에 곧바로 생겨나는 엄청난 객관화 능력과 놀랍도록 차분해지는 마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이 관계에 집중하고 너의 마음이 진심이라고 믿기 위해서, 잡생각을 하지 않고 설레기 위해서는 무언가 더 섬세한 디테일이 필요했다. 네가 갈구하는 ‘로맨스’라는 고정된 의례의 대본집 속에 내가 그저 대체 가능한 연기자로서 배치된 것이..
이성애만이 정상이라고 말하는 사회에 퀴어커플이 내는 균열들 이상한 나라의 호모연애 몇 년 전, A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나는 하나 이상의 성별에 성적, 감정적 끌림을 느껴요. A는 많은 것을 물었다. 그냥 남자만 좋아하면 안 되겠니. 동성애인과 동성친구를 어떻게 구분하니. 그 당시에 나는 이 모든 질문에 어떻게든 논리적으로 답하기 위해 애썼다. 이것을 증명해내고 그래서 A를 설득해야만 내 존재가 인정받을 것 같았다. 그러나 혼란스러웠다. 선뜻 정의할 수 없는 것들을 당장 뱉어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나를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 확신 없는 것들에 대해 마치 그것이 정답인 체했다. 그리고 올해, 남자친구가 생겼냐고 묻는 A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했다. "여자사람친구 말고 ‘여자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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