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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여러 학내 이슈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을 딱 하나만 고른다면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재개편이라 할 수 있겠다. 학내 언론으로서 공일오비는 총여 재개편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을 겪으며 그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바로잡아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학내 구성원들의 권리, 학내 젠더 불평등, 소수자성과 대의민주주의까지 확장된 논의들은 20181학기 연세대학교를 그 어느 때보다 소란스럽게 만들었고, 그 소란스러움의 흔적은 앞으로의 연세학생사회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그 흔적이 반드시 바람직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그어진 것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519일 

 제29대 총여 <모음> 페이스북 페이지에 제2회 인권축제 <다시 만난 세계>에서 <대학내 인권활동 그리고 백래쉬>를 주제로 한 강연이 열린다는 안내가 업로드되었다. 곧바로 강연자 은하선의 자질이 문제가 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문제를 제기한 측의 근거는 1) 십자가 딜도를 사용해(실제로는 사진을 업로드한 것뿐이었다.) 신성을 모독하고 2) 남성혐오 발언을 했다는 것이었다. 교목실, 총장실 등에 연락을 하거나 대자보를 작성하는 등의 반대 움직임이 일었다.

[각주:1]

523 

 에브리타임을 중심으로 은하선 강연 반대 서명이 시작되었고, 569명의 서명이 학생복지처에 전달되었다. 전달 이후에도 서명은 계속 돼 하루 만에 약 1,300명이 은하선 강연 반대에 목소리를 모았다.

 

524

 학교 본부는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당일 오전 예정되었던 글로벌 라운지 대관을 취소하였다. 그러나 총여는 여성주의는 취소될 수 없다는 구호와 함께 위당관으로 강연장소를 변경해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장 밖에서는 30여 명의 학우들이 모여 반대 집회를 진행하였고, 강연이 진행되는 내내 은하선은 물러가라”, “날치기 강연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각주:2]

 

525

 1,300명의 목소리를 묵살한 총여에 대한 분노는 현 총여 퇴진 및 총여 체계의 재개편을 위한 서명 운동으로 이어졌다. 서명 운동의 골자는 총여를 학생인권위원회로 통합하고, 그 구성원과 피/선거권자를 학적부상 남학생까지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같은 날 <29대 총여 모음퇴진 및 총여 재개편 추진단>이 결성되었고, 추진단은 서명 운동을 주도적으로 진행하였다.

[각주:3]


최초에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포스터는 ‘총여학생회 전면폐지’였다. 그러나 이후 논의과정 중에 있던 포스터가 잘 못 올라간 것이라며 ‘총여학생회 퇴진&재개편’으로 정정된 포스터가 업로드 되었다.


526

 ‘29대 총여 모음퇴진 및 총여 재개편에 대한 학생총투표를 위한 서명 시작 하루 뒤 526<우리에게는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었고, ‘총여 재개편과 학생총투표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벌였다.

[각주:4]

-한편 그동안 중도 앞은 더 이상 붙일 자리가 없을 정도로 대자보로 뒤덮였다. 대자보는 크게 총여 재개편()에 대한 찬반으로 나뉘었다. 재개편()에 찬성하는 대자보의 핵심 논지는 ()성평등한 학내에 총여의 존재는 더 이상 유명무실하고, ’독단적으로 강연을 진행 한 현 총여의 문제가 총여 구조 개편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재개편()에 반대하는 의견은 학내 성차별을 해소하고 성평등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총여가 필요하고 인권은 학생인권위원회로 통합돼 다뤄질 수 없다는 논지가 주를 이뤘다.


528

 제15차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열렸다. ‘총여 재개편에 대한 총투표 안건총여 재개편에 대한 총투표가 회칙상 가능한지 등에 대한 100인 안건이 동시에 상정되었다. 장장 5일에 걸쳐 진행된 제15차 중운위에서의 논의 중 핵심은 총여의 자치권과 학생회원의 권한 사이에서의 충돌이었다. 중운위는 총여 재개편을 학생총투표에 부치는 것은 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임을 합의하였다. 총여 재개편 요구의 안이 구체적인 재개편안을 설정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중운위는 해당 안을 총투표 안건으로 상정하였다.

 

63

 학생 총투표가 제15차 중운위에서 의결, 공고되었다. 안건은 총여 재개편 요구의 안.’ 안의 명칭을 재개편의 안으로 할 것인지, 재개편 요구의 안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앞서 진행된 논의가 반영된 명칭이었다. 확정된 안으로는 어떤 재개편을 진행할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고, 다만 학생회원들이 총여 재개편을 원하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만이 가능했다.

 

65 

 학생총투표 일정이 공고된 후, 총투표에 대한 독려와 보이콧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독려하는 측의 의견은 민주주의의 원칙을 근거로 총여 재개편을 학생회원들이 결정할 수 있다는 굳건한믿음에 기반한 듯 보였다. 이해 반해 총여의 재개편은 학내 여성회원들의 권리라는 점을 근거로 한 총투표의 보이콧도 진행되었다.

 

615 

 전체 투표율 55.16%, 남학생 투표율 61.08%, 여학생 투표율 46.80%로 총투표가 마무리되었다. 경악할 만한 것은 무려 93.19%를 기록한 남학생 찬성율.


629 

 투표가 진행된 이후 총여의 재개편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내온 여학생 회원들과 과거 총여 활동을 했던 동문들을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행사의 이름은 여성주의와 총여, 연결과 긴장의 역사.’ 이번 총여 재개편 투표, 2007년 시도되었던 총여 폐지 투표 이후의 총여 활동, 90년대 중심의 총여 활동 등에 대한 발제가 이루어지고 질의응답과 토론이 진행되었다.

 

710 

 총여 재개편 요구의 안에 대한 학생회원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학생회관에서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총여의 자치권, TFT활동 및 이후 반영계획, 중운위와 총투표의 진행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들을 학내 언론이 질문하는 방식으로 1부가, 사전 질문과 플로어 질문에 총여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2부가 구성되었다.

 

719 

 학생총투표의 의결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총여원 전체(학적부상 여학생)를 모집 대상으로 하는 총여 재개편 TFT 모집이 공고되었다. 본 글이 작성되고 있는 8월 말 현재, 재개편 TFT 활동이 진행 중이다.


글  편집위원 재찬 (paperlifer@naver.com) 응팡(mate517@naver.com)

  1. c. 총여학생회 <모음> 페이스북 페이지 [본문으로]
  2. c. 총여학생회 <모음> 페이스북 페이지 [본문으로]
  3. c. <제29대 총여 ‘모음’ 퇴진 및 총여 재개편 추진단> 페이스북 페이지 [본문으로]
  4. c. <우리에게는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 페이스북 페이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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