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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활동 방해하며 불법 촬영삭제 요구에는 인터뷰 영상부터 지우라며 불응

본교 재학생을 가택에 침입한 도둑에 비유하며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작은 체구의 학생에 가까이 붙어 내려다보고 소리를 지르는 등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

학생 위한다고 노동자에게 산타모자 씌우던 용역 업체, 누구를 위한 용역인가


    15일 금요일, 두 명의 재학생이 아코디언을 찾아 청소 노동 용역업체 코비 컴퍼니의 사장 박경식(53) 씨에게 불법 촬영을 당하고 폭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아코디언은 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박 씨는 청소 노동자 관련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학생들을 불법적으로 촬영했을 뿐만 아니라 인격 침해의 소지가 다분한 발언을 하고 면전에서 내려다보며 큰 소리를 치는 등 폭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하 기사 전문은 사건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쓰였다.

 

    사건은 13일 수요일 본교에 재학 중인 학생 김 모 씨(22)와 임 모 씨(23)가 교내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청소 노동자 윤 모 씨와의 인터뷰를 하던 도중 일어났다. 윤 모 씨의 허락을 받아 퇴근 시간 이후 지하 백양누리 청소 노동자 휴게실에서 인터뷰를 시작하고 5분이 남짓 지났을 때, 총괄 반장 백 모 씨가 학생들이 인터뷰 촬영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더니 코비 컴퍼니의 사장 박경식 씨를 데리고 들이닥쳤다. 이어 박 씨는 영상을 촬영 중인 핸드폰의 렌즈를 김 모 씨와 임 모 씨의 얼굴에 바싹 가져다 대더니 성명과 소속 그리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캐물었다.

 

    김 모 씨와 임모 씨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 인터뷰 촬영을 중단했다. 이후 휴게실을 나온 학생들이 박 씨에게 인터뷰는 교내 다큐멘터리 촬영의 일환이라 설명하고 자신들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박 씨는 도리어 학생들이 노동자 휴게실에 무단 침입·점거를 하고 있었기에 채증을 위해 촬영한 것이다.”라 말하며 노동자 인터뷰 영상부터 지우라 주장하며 불응했다. 또 박 씨는 집에 도둑이 들면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으며 집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라 말하며 교내 자치 활동 중이던 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인격 침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발설했다.

 

    박 씨는 학생들이 그에게 학생증과 신분증을 건네 정확한 신원을 밝힌 이후에도 위조한 것인지 내가 어떻게 아느냐라 말하며 거듭 신분을 의심했다. 더구나 그는 되돌려달라는 학생들의 요청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신분증을 유심히 쳐다보는 등 학생들을 강압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박 씨는 불법 촬영과 인격 침해에 해당하는 발언들 등에 대해 일언반구의 사과 없이 학생들을 으르다 대화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학생들의 사과 요구를 받고 , 미안해요. 그래, 미안해.”라 답했다.

 

    박 씨는 학생들을 겁박하는 듯한 행태까지 보였다. 그는 체구가 더 작은 여성인 학생들에게 가까이 붙어 위에서 내려다보며 말을 하고, 박 씨의 작게 얘기하라는 말에 임 모 씨가 내 목소리를 내 마음대로도 못 내냐"라고 답하자 그는 누구는 언성을 못 높이는 줄 알아요.”라며 큰 소리를 질렀다. 또한, 지하 백양누리 복판에서 언쟁을 주고받던 그는 학생들을 구석으로 몰고 가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임 모 씨는 당시 정황상 박 씨의 표정과 행동에서 학생들에게 겁을 주려는 의도가 뚜렷하게 보였고 본인은 위협적인 분위기를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어 임 모 씨는 학생들이 주인인 학교에서 용역 업체의 간부가 재학생을 겁박하는 것이 마땅한 일인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이며 상황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코비 컴퍼니 사장 박경식 씨는 학생들이 인터뷰 영상을 먼저 지우자 불법 촬영한 영상을 결국 지웠고, 그로써 사건은 일단락이 지어졌다. 하지만 이미 지속적으로 노동자 처우에 관련된 문제 제기를 받아온 코비 컴퍼니의 사장이 서비스의 이용자인 본교 재학생에게까지 이러한 불법·폭력적인 태도를 보인 본 사건을 기점 삼아 우리는 이 업체가 진정 연세대학교에 필요한가에 대해서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편집위원 조건희 

woddlwodl2@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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