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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초여름이면 누군가에겐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하루지만 누군가에겐 1년에 단 한 번뿐인 소중한 날이 다가온다. 바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올해로 제18회가 된 퀴어문화축제는 본래 스톤월 항쟁[각주:1]을 기리는 의미로 매년 6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서울광장의 사용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715일에 열리게 되었다[각주:2]. 흔히 축제의 메인 이벤트인 퀴어퍼레이드의 줄임말인 퀴퍼로 불리는 이 축제는 성소수자들에게 있어 자신의 존재를 마음껏 드러내고 서로 연대하며 이날만큼은 소수가 아닌 다수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날이다. 그런 성소수자들의 축제에, 시스젠더[각주:3] 헤테로[각주:4] 여성인 내가 가기로 했다.

 나는 작년에 퀴어문화축제에 처음 가보았고 올해 두 번째로 다녀왔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매년 축제가 끝나면 인터넷에 음란축제와 같은 단어와 함께 나체에 가까운 사람들의 사진들이 올라오곤 하는데, 축제 현장이 실제로 그러할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가 구독하고 있던 독립 언론들에서 취재한 퀴어문화축제 기사들을 읽고, ‘천하제일겨털대회같은 재미난 이벤트 사진들을 보면서 직접 가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축제에 가기로 섣불리 마음먹을 수는 없었다. 내가 아무리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있다 한들 나는 성소수자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남의 축제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지면일지라도 나의 정체성을 쉽사리 밝힐 수 있는 것은 내가 지닌 권력 때문이기에 다수자의 오만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마치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지정 성별 남성이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있고, 현장에 직접 가보는 건 인터넷으로 보고 듣는 것과는 분명 다를 거란 생각에 결국 축제에 가기로 했다. 올해 퀴어문화축제에 가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가지 못한 사람, 관심은 있었지만 갈 엄두가 나지 않아 못 간 사람, 그렇지만 축제에서 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궁금한 사람, 축제에 다녀오긴 했지만 다녀온 기억을 되새겨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퀴어문화축제 대리경험을 선사한다.

 

첫인상

 작년에는 오후 1시 즈음 시청역에 도착했다. 축제 본 장소인 서울광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가장 먼저 맞닥뜨린 것은 수많은 혐오세력과 경찰들이었다. ‘동성애는 죄악이다같은 문구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광장 입구 바로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사람들, 축제 장소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바로 건너편에서 반대 집회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는 자들을 보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대열을 이루어 광장까지 가는 길을 통제하고 있는 수많은 의경의 존재는 이곳이 마치 불법적이고 잘못된 곳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의경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명령을 하진 않았지만, 그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긴장되고 위축되었다.

 올해는 축제 시작시각인 오전 11시에 맞춰 도착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지하철역에도 서울광장에도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올해도 혐오세력들은 여전했지만, 그들에 대한 인상이 작년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작년처럼 충격이나 분노보다는 타인의 삶과 존재에 반대하기 위해 이 더운 날씨에 굳이 여기까지 오는 것에 대한 애잔함이 느껴졌다. 경찰들도 올해는 작년만큼 수가 많아 보이지 않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대부분 아무런 표정 없이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같았지만, 축제가 아무 탈 없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작년과 올해의 분위기가 다른 것은 우리 사회가 1년 사이에 조금 더 성숙해졌기 때문인 걸까?

 

올해의 이모저모

 퀴어문화축제는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된다. 다양한 부스들로 구성된 부스 행사, 광장 한편 무대에서 진행되는 무대 행사, 퀴어문화축제의 메인이벤트인 퍼레이드, 퍼레이드가 끝난 후 뒤풀이 격으로 진행되는 애프터 파티가 그것이다. 무대 행사는 오후 2시부터, 퍼레이드는 오후 4시부터 시작하며 부스는 11시부터 폐막시간인 7시까지 계속해서 운영된다. 축제 구경을 하면서 작년과 비교하여 올해 특별히 돋보이는 점들을 꼽아봤다.

 - 국가인권위원회의 첫 부스 참가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했다. 인권위는 외국 공관이 참여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이라 판단했다라며 참가 동기를 밝혔다[각주:5]. 인권위 부스에서는 인권위를 소개하는 책자와 진정, 상담, 민원 방법을 안내하는 책자들을 나눠주고 여러 굿즈들을 선보였다.

 

 - 불교 조계종의 첫 참가 : 그동안 기독교계에서의 참가는 있었지만, 불교계에서의 퀴어문화축제 참가는 올해가 처음이다. 불교는 동양의 대표적인 종교인만큼 동양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따라 왠지 성소수자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불교 교단에서는 동성 간을 포함한 성행위를 계율로 금지한 것이지 동성애 자체는 금기시한 적이 없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은 억압받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라는 것이었기에 올해부터 불교계도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한다. 퍼레이드에서 스님들이 신명 나게 북을 치고 춤을 선보여서 주목받았다.

 - 컴투게더의 부스 참가 / 총여학생회 회장 마태영의 무대 발언 : 매년 다양한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들이 부스로 참여하는데 올해도 약 15개 대학의 동아리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작년에는 보이지 않았던 우리 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컴투게더도 부스로 참가하였다. 또한, 올해는 무대 행사로 6명의 커밍아웃한 학생 대표들의 발언이 있었는데, 우리 학교 제28대 총여학생회장 마태영도 참여했다. 기독교 재단인 우리 학교에서 신학과 학생이 커밍아웃을 하고 학생 대표로 당선되었다는 의의를 남긴 마태영은 무대에서 그간의 성과를 이야기하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일구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군형법 926, A대위 사건 : 지난 5월 A대위는 군형법 926항 추행죄 위반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업무와 관계없는 상대와 합의된 성관계를 가졌는데도 이것이 군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각주:6]. 결국 동성 간에 항문성교를 했기 때문에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므로 군형법 926항은 동성애 처벌 조항이나 다름없다. 동성애자라서 실형을 살게 된 A대위 사건 판결 결과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였고 대자보나 시위 등을 통해 926항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퀴어문화축제에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군인권센터가 부스로 참여했으며 많은 부스에서 926항 폐지 서명을 받았다.

- 마마무 팬클럽의 후원 : 마마무의 퀴어팬덤 무지개무무가 이번 퀴어문화축제에 200만 원 가량을 후원했다. 연예인의 팬들이 어딘가에 팬덤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퀴어문화축제에 팬덤의 이름으로 후원을 한 것은 무지개무무가 처음이다. 무지개무무는 평소에도 마마무 팬들 중에 퀴어가 많은 게 신기했는데 퀴어문화축제 후원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뜻이 맞아 후원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부스 저런 부스

 퀴어문화축제에는 크고 작은 단체들이 부스를 운영한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만 참여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정말 다양한 단체들이 부스로 참가한다. 인상 깊었던 몇몇 부스들을 소개한다.

 

- 기독교 단체 : 작년에 처음으로 축제에 가서 가장 놀랐던 점이다. 흔히 대표적인 성소수자 혐오세력으로 꼽히는 게 기독교고, 실제로 축제가 열릴 때 즈음이면 기독교 언론에서는 각종 혐오기사를 쏟아내고 반대집회의 주축이 되어 시위를 하는데 퀴어문화축제에 기독교라니?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보수 개신교 층은 보통 동성애를 죄악시하며 동성애에 반대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기독교는 차별을 반대하는 종교라며 성소수자들을 지지하고 성소수자들과 연대하는 교회들이 있다. 섬돌향린교회, 로뎀나무그늘교회 등이 있으며 이들을 포함한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기독교 단체들의 연합인 무지개예수는 퀴어문화축제에 매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 각국 대사관 : 주로 유럽연합을 비롯한 서유럽, 북유럽 국가들과 북미대륙, 오세아니아대륙 국가들이 참여하며 자국 홍보와 더불어 자국에서 성소수자들이 인정받아온 역사와 관련 법규 등을 정리한 책자를 나눠준다. 올해는 총 13개국의 대사관이 참여했는데 주한미국대사관은 축제에 참여하지 않은 대신 처음으로 대사관에 무지개 깃발을 걸었다.

- 글로벌 기업 : 올해는 구글(Google)과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참여했다. 두 기업은 각각 2014, 2012년부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고 있으며 성소수자 단체를 지원하거나 성소수자 직원 채용을 독려하는 등 매우 성소수자 친화적인 기업들이다.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부스로 참가하는 기업들은 국외에 뿌리를 둔 글로벌 기업들뿐이라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퀴어문화축제에 부스로 참가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건 언제쯤일까.

성소수자 부모모임 :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하기 가장 힘든 상대 중 하나가 바로 부모라고 한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커밍아웃했을 때 받아들여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만큼 어려운 부모에게의 커밍아웃임에도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모임을 이어가는 부모님들이 계시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매달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성소수자 부모들을 위한 간행물을 펴냈다.

섹스토이샵들 : ‘왜 섹스토이샵들이 참가하지?’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그동안 퀴어 측에서 꾸준히 자유롭게 사랑을 할 권리를 외쳐온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이상하지도 않다. 올해는 누구나 안전하게 성을 즐긴다가 모토인 일본 브랜드 텐가, EBS1 <까칠남녀>에 출연 중인 은하선이 운영하는 은하선토이즈, 퀴어들을 위한 섹스토이샵 큐토박스가 부스로 참여했다. 이들 부스에서는 섹스토이들을 실물로 보는 것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며 콘돔이나 윤활제 등을 받을 수 있었다.


퀴어퍼레이드 : 퀴어문화축제의 꽃?

 부스 행사와 무대 행사가 계속 진행 중에 이윽고 4시가 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서울광장의 잔디밭이 밟으면 물이 철퍽거릴 정도로 종일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었는데, 퍼레이드가 시작할 때가 되자 거짓말같이 비가 그쳤다. 퍼레이드는 퀴어퍼레이드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행사로, 성소수자들의 도시 중심부를 행진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스스로 자긍심을 갖는 ‘pride parade’. 정해진 경로를 따라 차량이 운행되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차량을 따라 계속 걸으면 된다. 광장에 있는 사람들 수보다 출구가 좁아 30분가량이 흐른 뒤에야 도로로 나설 수 있었다. 작년에는 부스 구경만 하고 돌아갔기 때문에 퍼레이드는 처음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무것도 없는 탁 트인 차도에 첫발을 내디디며 걸어가자 걷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이 느껴졌다.

 사실 퍼레이드가 그렇게까지 감명 깊진 않았다. 따라다녔던 러쉬코리아 차량에 타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춤을 추며 볼거리를 제공해주긴 했지만, 그것뿐이고 그저 계속해서 걷기만 했다. 작년 광화문 시위에 갔을 때는 누군가 박근혜를 구속해라같은 문구를 선창하면 나머지가 후창하는 등 걸으면서도 뭔가 하는 게 있고, 다 같이 이 자리에 나왔고 함께한다는 연대감이 있었는데 퀴어퍼레이드는 그렇진 않았다. 시위가 아니고 축제인 만큼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기보다는 각자 알아서 즐겁게 퍼레이드를 즐기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퀴어문화축제의 메인이벤트라고하기에는 약간 심심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퀴어퍼레이드의 의미는 1년 내내 이 사회에 없는 듯 지워진 존재로 여겨지다가 1년에 단 하루 도시 한복판을 누비며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내보이는 것에 있다. ‘나는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어, 나의 존재를 지우지 마’, 하고 외치는 것이다. 생각만큼 왁자지껄하지도, 크게 무언가를 하지도 않지만,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퍼레이드는 의미가 있다.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행사에서 연설을 하던 중 한 여성이 저는 여성이고 동성애자인데 제 인권을 반으로 자를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를 드릴게요라고 답했고 장내에 있던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손뼉을 치며 나중에, 나중에를 외쳤다. 결국 여성은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고 나중에라는 외침과 박수소리에 묻혀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이 사건을 두고 성소수자의 인권은 나중이라는 것이냐라는 비판과 연설 후에 질문하라는 말을 확대해석하지 마라는 반박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TV대선 토론에서도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답변했고,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다. 올해 퀴어문화축제 슬로건인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는 이와 같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문 대통령의 태도를 꼬집는 문구다.

 지난 학기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서 만났던 유학 생활 중인 한국인 친구는 자신이 수업에서 듣길 한국은 미국보다 100년 느리다고 했다. 절망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사회적 시선들이 사라지고 성소수자들을 위한 사회 제도가 도입되려면 앞으로 몇십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건가? 그러나 미국에서는 소수자들을 박해하는 트럼프가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트럼프와 꼭 닮은 행태로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던 홍준표가 대선에서 낙선했다. 그렇게 뽑힌 대통령의 행보는 성소수자 이슈에 관해서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어쨌든 홍준표보다는 훨씬 낫다. 이걸 보면 또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기만 한 건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은 이같이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지만 올해 정의당은 정당들 중 최초로 원내 대표가 퀴어문화축제에 직접 찾아와 인사를 전했다. 정의당 대표인 이정미 의원은 무대 연설에서 동성혼을 반드시 합법화하고 군형법 926항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심상정 후보는 자신의 발언 기회를 굳이 사용해 동성애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설파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조금씩이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비온뒤무지개재단부스에서 앨라이(Ally) 선언 캠페인을 진행했다. 앨라이란, ‘사회 속의 차별을 관심 있게 찾아보고, 그 차별을 없애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모든 사람을 일컫는 말, 즉 성소수자 당사자는 아니지만 성소수자에 대해 공감하고 연대하는 자를 뜻한다. 우리 사회가 더욱더 앞으로 나아가려면 앨라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 성소수자 앨라이가 되어야 한다. 소수자 이슈들이 언제나 해일이 오는데 조개를 줍는일로 취급되고 나중으로 미루어져왔지만 이미 지금까지 미뤄진 것으로 충분하다. 미뤄진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성소수자 당사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앨라이들에게 있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기 때문에, 당사자들과 연대하는 앨라이들의 힘이 커질수록 혐오의 목소리는 자리를 잃을 것이다.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여성행진에는 우리나라처럼 소수의 젊은 20~30대 여성들만이 아닌 수많은 남녀노소가 참여했다. 언젠가 퀴어문화축제도 모두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참여하는 날이 오기를.

 

아래로 퀴어퍼레이드 사진들이 이어집니다.

 언론과 미디어에서만 퀴어문화축제를 접한 이들에게 ‘퀴퍼’의 이미지는 모두가 대낮에 반나체 차림으로 활보하는 광란 축제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험으로는 평범한 여름 옷차림이 가장 많았고 인터넷에서 보던 심한 정도의 노출 복장은 거의 보지 못했다. 축제고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드러내는 곳인 만큼 자신만의 개성을 듬뿍 뽐내는 평소에는 보기 힘든 독특한 옷차림들은 많이 볼 수 있었다. 노출 복장말고 노브라차림은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아직도 브라렛이나 니플패치없는 완전한 노브라는 선뜻 엄두가 나지 않는 내게 큰 자극이 되었다.


Q U E E R  P A R A D E


 글, 사진 편집위원 오늘

참고 http://www.kqcf.org/


  1. 1969년 6월 28일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스톤월이라는 게이바를 경찰들이 급습했는데 그에 맞서 게이, 레즈비언과 드렉퀸들이 항거한 사건. 이 시위는 수일간 이어지면서 각 지역으로 퍼져나갔으며, 보다 전투적이고 정치적인 성 소수자 운동단체들의 결성을 촉발했다. 이듬해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벌인 행진은 후일 퀴어 퍼레이드의 출발이 되기도 했다.(“스톤월항쟁”, <친구사이> 참조) [본문으로]
  2. 경향신문, “퀴어문화축제, 탄무국의 서울광장 '불법' 점유에 행사 차질 우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4101056001&code=940100 [본문으로]
  3. Cisgender : 자신이 사회에서 지정받은 '신체적 성별(sex)'와 정체화 하고 있는 성별 정체성(gender identity)이 일치하는 사람. [본문으로]
  4. Heterosexual : 이성애자 [본문으로]
  5. 한겨레, “인권위, 국가기관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 참가한다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98970.html [본문으로]
  6. 허핑턴 포스트, “동성애자 A대위의 변호사가 설명한 '군형법 92조의6'의 실체 4가지”, http://www.huffingtonpost.kr/2017/05/24/story_n_16779030.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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