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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청년 대안언론 활동가 구현모 씨

연희관공일오비 2017. 1. 10. 17:52

대한민국에서의정치혐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치권에 대한 반복된 실망과 환멸이 무관심을 낳았고, 그것이 다시 정치인들의 기득권 강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공공연히 반복됐다. 하지만 그와 같은 정치 혐오를 극복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마주치게 되는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사회이다. 우리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모순과 마주치게 되고 급기야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판단 자체를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페미니즘 이슈, 사드 배치, 이슬람 테러와 같은 사안에 무엇이 옳은지 번이라도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했던 있다면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고 심지어 온라인에서나마 치열하게 정치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생각보다 많이, 있다. 명인 구현모 (고려대 언론대학원 소속) 만나봤다. 페이스북 미디어를 운영하고 활동하고 있는 구현모 씨는세월호 악플 반박하는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화제가 미스핏츠의지켜보쇼의 지켜보show’ 주인공이기도 하다. 비속어와 육두문자가 쏟아지지만 속이 시원한 영상처럼, 그는 자신의 개인 계정에서도, 그가 생산하는 콘텐츠에서도 누구보다 솔직히 정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우리 모두와 같은 그가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고민하고 발설하고 지치지도 않고 치열히 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누구보다도 가식 없는 태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그는 고민과 발설 사이에서 어떻게 결단을 내릴까?

글은 구현모 씨와 나눈 대화를 파트로 나누어 생각할 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각각의 파트는 인터넷 문화, 정치적 판단, 미디어에 관한 그의 견해를 담고 있다. 그의 의견이 정답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흥미로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있을지 모른다. 판단은 글을 읽음으로써 우리의 대화에 참여하는 당신의 몫이다.


 

Part 1. 인터넷 문화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

<청춘씨:발>같은 좋게 말하면 대안 언론, 나쁘게 말하면 페이스북 미디어를 운영하고 활동하고 있는 구현모다.

<청춘씨:발아>의 페이스북 대문사진

Q 늘 페이스북에서 여러 가지 이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더라. 확고한 생각을 하고 있어도 내뱉기는 쉽지 않은데, 자기 생각을 쉽게 드러내는 편이다.

옛날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다. 요즘의 페북 문화가 캡쳐한 다음 박제해서 조리돌림 하는 문화라서 한마디 잘못하면 인생 망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Q 세월호 악플 반박하는 소년 어떻게 찍었나?

그건 그다지 문제가 아니었다. 이름도 나오지 않고, 유튜브 영상이었으니까. 그런데 페이스북 같은 경우는 개인적인 공간인데, 그걸 캡쳐해서 까면 너무 무서울 같다.

SNS상에는 완전무결하거나 쓰레기밖에 없다. 나는 그중 쓰레기에 가까운 같다. 실수로라도 편견을 가진 단어를 하나 썼는데 캡쳐당해 박제 당하면 평생 쓰레기가 된다. 그게 너무 무섭다.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개인의 정치적 지향을 가리지 않고 그런 같다.

며칠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페미니스트 여성 분이었다. 페미니즘 입장에 대해서는 확실히 많이 알고 분이었는데, 지하철의 끝의 핑크색 좌석에 어떤 아저씨가 앉았다. 그걸 셀카 찍는 것처럼 찍어서 페북에 올린 다음 엄청 욕을 썼다. 처음에 분은 얼굴에 모자이크했는데 밑에 댓글을 사람은 지인이었는지, 얼굴에 모자이크를 하고 올렸다. 나는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르니까 웬만하면 임신부석에 앉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걸 다음에, 남성 커뮤니티에서 여성 도촬해서 올리는 굉장히 별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것도 별로였다.

Q 그래서 페이스북이 위기인 같다. 최근 페이스북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많고, 페이스북 측에서도 게시물이 뜨는 알고리즘을 바꿨다더라.

인터넷 문화의 가장 좋은 점은 인터넷 자아는 인터넷 자아로 내버려 두고, 인터넷에서 있었던 일은 인터넷에서 있었던 일로 두는 것이다. 근데 더는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고, 오프라인의 일을 온라인에 박제해서 깐다. 만약 아저씨가 다리가 불편했으면 비록 핑크 좌석이긴 하지만 앉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맥락 없이 까는 무서웠다. 나도 그걸 당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이라면 페북에 천만 명이 있으면 시간문제이지 천만 명이 모두 당할 있다.

Q 페이스북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점점 쉽지 않겠다.

이번에 넥슨 사건 관련해서 정의당에 대한 실망이 말이 나올 정도로 컸다. 사건을 맥락적으로 보면 사람들이 탈당까지 사안은 아닌 같다. 하지만 욕을 하고 싶어도 수가 없다. (인터뷰는 2016년 8월에 진행되었다.)

Q 잘못 말했다가는 매장당하기 좋은 이슈다.

사건이 폭주하고 있다. 지금 무슨 얘기를 하면 어떻게 튈지 모르겠다. 막말로 넥슨으로 시작해서 가만있던 레진까지 엮였다.  일단 사건이 완결된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Q 하고 싶은 말은 하는 알았는데, 생각보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구나. (웃음)

나는 그냥 인터넷을 오랫동안 했고,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다. 일베 말투나 메갈 말투도 엄청 있다. 메갈리아의 시작이, 누구는 남혐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것도 인터넷 문화였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문화의 시초라 불리는 디씨에서는 패드립도 일상이다. 틀딱충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렇다면 노인 혐오인가. 노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노인 혐오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급식충이라는 말은 쓴다고 해서 청소년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 문화가 원래 그런 것이다. 디씨가 낳은 문화이다. 서로 비하하고, 까고.

Q 구현모 씨처럼 그런 문화를 향유하던 사람이 아니라면 오해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인터넷을 하지 말아야 한다.

Q 인터넷 문화가 페이스북과 합쳐지며 혼란이 오는 같다.

메갈리아에 대해 내가 고평가하는 것은 하나다. 기존에 있던 페미니즘을 인터넷 코드에 맞추어 재해석한 것이다. 막말로 똥꼬충 논란도, 정도 표현도 즐길 있다고 생각한다. 비하적 표현인 것과는 별개로 게이들도 순응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 자기 비하도 많이 하는데. (구현모 씨는 SNS에서 자주 자신을 한남충, 파오후라고 일컫는다.)

Q 모두 단순히 인터넷 문화로 있을까? 메갈리아는 실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건 인터넷 하는 사람들만의 얘기다. 뚜렷한 변화를 인터넷 문화가 가져온 있나? 넥슨 앞에 명도 모이지 않았다.

Q 강남역 살인사건은?

강남역은 그럴 있다. 뉴스에서 크게 다뤘으니까. 말인즉슨 뉴스에서 크게 다루지 않으면 인터넷에서만 소비된다. 막말로 2012 대선 댓글을 봐라. 네이버, 다음, 야후 댓글 모두 문재인이 대통령이 같았는데 결과는 완패였다. 인터넷은 인터넷일 뿐이다. 노무현이 인터넷 정치 커뮤니티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인터넷 때문에 대통령 아니라는 보고도 많다. 요즘 사람들이 인터넷 문화를 과대평가하는지 모르겠다.

Q 나 같은 경우 메갈리아가 페미니즘을 인터넷이라는 공론장에서 이슈로 만든 다음에 대화 주제가 엄청 바뀌었다. 단순히 인터넷 문화라고 하기에는 현실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같다.

생각엔 우리가 직업이 없어서인 같다.  생활인이 되면 거기에 관심을 두지 못할 같다. 확실히 느낀 , 항상 같이 놀던 형들이 취업하니 달라지더다. 우리 같은 경우 텍스트를 읽고 배출하는 우리의 일이다. 학생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그렇다. 나는 메갈리아도 재미있게 보지만, 그것은 우리가 인터넷을 하기 때문이다. 일베도 이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유명했지만, 결정적으로 일베가 유명해진 것은 일베 유저가 KBS SBS 일베 로고를 박으면서부터다. 일베 로고를 박았는데 그것을 매스컴에서 때려서 유명해진 것이다. 메갈리아 역시 경향신문에서 띄워주니까 이슈가 것이다.

Q 인터넷 문화에 관해서는 개인마다 생각이 다를 있을 같다. 하지만 흥미로운 견해이다.


Part 2. 정치적 판단 내리기

 

Q 대안 언론을 운영하고 활동하는 데에서 오는 개인적인 고민이 있나.

나는 미디어가 개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 고민이 있나요? 문제가 있나요?"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것을 미디어이고, 저널리즘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해결방식의 접근에서는 개인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전체적으로 접근한다. 보편점을 찾으려 하니까 전체적으로 뭉뚱그려서 다음 해결하려 한다. 그것이 내가 느낀 나의 모순이다.

Q 그런 스스로의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있을까.

나와 생각이 굉장히 다른 친구가 있다. 같은 경우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 문제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여성 문제도 많은 여성과 가난한 여성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친구는 아니다, 개인마다 다를 있다, 그렇게 단순화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친구와 평소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한다. 이처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방향을 잡는다. 얘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모호하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안의 모순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Q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그에 따라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관해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역지사지가 가장 중요한 같다. 예를 들어 여성의 데이트폭력의 문제에 접근할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 나는 보편적 논리로 접근하려 한다. 정치적 사안은 개인의 입장에 따라 다르다. 데이트폭력 뉴스를 전할 , 여자 사람 친구가 보이는 반응이랑 내가 보이는 반응이랑 굉장히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경우 데이트폭력을 당할 일은 웬만하며 없다. 아마 평생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분들은 그렇지 않다. 상당히 많은 수가 이미 성희롱을 경험했다.

나는 보편적인 전선을 찾으려고 하고, 보편적인 전선에서 판단한다. 가장 이해관계가 많이 엉키는 선이 있다. 최소한의 상식 같은 . 김치녀 페이지에 '좋아요' 누른 친구나, 메갈리아 페이지에 '좋아요' 누른 친구나 접점이 있는데 그것이 보편논리라고 생각한다. 활동가가 아닌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을 인권 운동이라고 생각해서 여성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그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보편논리다.

Q 가치판단 적으로 좋고 나쁘다고 판단이 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대한통운 택배 기사가 600 원을 번다. 굉장히 버는 , 상위 5%이다. 하지만 과로에 시달리고, 택배 기사 본인들은 건에 수수료 700원밖에 되고, 할당량 채우려면 밤새워 일해야 하니까 "너무 피곤하다, 과로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동의 것이다. "너희 월급 600이나 받는데? 당연한 아니야?"라고 분명 이야기 텐데, 같은 경우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택배 서비스의 질적 하락은 효용의 하락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단순히 사람들이 노동자들이 저런 조건에서 일하면 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이것은 사회의 보편적인 효용의 하락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Q 오히려 그런 경제적인 사고방식이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을까? 사람들은 계산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효용과 편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단어를 어떻게 쓰냐에 달렸다. 기본적인 논리는 그것인데, 단어를 쉽게 풀어써야 한다. 효용이라는 말을 누가 쓰나. (웃음) " 꿀이 줄어든다"라는 식으로 말을 바꿔야 한다.

Q 혜택, 꿀이라는 얼마나 일반사람에게 체감이 될까. 노동과 자기가 누리는 것과 얼마나 직결되는지 감이 오지 않을 같다. 효용으로 설명할 없는 이슈들이 많은데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 논리로 가져올까.

매일매일 생각하고 고민하는 지점이다. 택배 같은 경우는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택배에 대한 불만 사항이 사람들에게 많다. 택배 기사가 택배를 던지고 갔다. ? 사람들은 건에 700원밖에 돼서, 돈을 벌려면 1분에 1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건 효용의 하락이다. 그렇게 접근한다면 택배비 오르는 , 괜찮을 수도 있다.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

Q 정치적인 지향이 뚜렷한 편인가, 계속 바뀌는 편인가.

많이 바뀐다. 무엇보다 정당의 지지에 모호해졌다. 나는 솔직히 노빠였다. 사람의 인간적인 모습이 좋았고, 보수적인 정책도 이해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른 같다.

정치적 스탠스라고 내가 원하는 가치관은 비교적 뚜렷하다. 그런데 그것이 정당으로 이어지는지는 모르겠다. 정당에 대한 지지와 별개로 지역구 후보를 뽑는 경우 정당의 지지관과 다를 있다. 단순히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정책을 깊게 알아보는 것에 대한 필요를 느끼기 시작했다.

한국의 정당은 이념보다는 지역정당이기 때문에, 지향하는 가치관이 일관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정당에 대한 지지는 역시 일관적이지 못한 맞다.

Q 그렇다면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닌, 가치관 자체는 그간 변하지 않았나?

아주 조금씩 변하긴 했다. 나는 -주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믿는 가치관은 계속 다양성과 민정이었다. 그것을 위해서는 기득권자들이 조금 피를 토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었고. 하지만 어디까지를 기득권으로 것인가에 대해 생각이 바뀌었다. 2008년이었다면 기득권으로 재벌만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 보니 곳곳에 있더라. 고시 사람들, 스카이, 대기업에 있는 사람들. 모두 기득권이라고 표현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았다면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Part 3. 변화를 지향하는 미디어

Q 본인도 활동하고 있지만, 페이스북 미디어란 뭘까.

쉽게 말하면 따봉충이다. 지금까지는 5만 개가 최대였는데, 좋아요. 10만개를 어떻게 얻을 것이냐를 고민하고 그것을 목표로 기획한다.

Q 좋아요 수에 목멜 수밖에 없나?

좋아요가 10만 개가 되면 그 친구들이 똥을 싸도 "이 똥이 의미가 있는 건가?" 이렇게 된다. 영상도, 좋아요. 10만개가 되면 있어 보이는데 5천 개면 그렇지 않다. 또 하나는 큰 방송사의 경우 조직으로 돌아가는데, 오더를 내리는 헤드 분들이 통계적인 것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SBS에서 1억을 주고 비디오머그에 오더를 줬는데 좋아요 수가 몇 개밖에 나오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런데 사실 좋아요. 10만개 넘는 페이지들도 작업 들어가면(연변 분들이나 멕시코 친구들이 좋아요 누르면) 10만 개 금방 넘는다. 우리는 대안매체다 보니 그것과 별개로 좋아요를 어떻게 쌓았냐가 더 중요하다.  콘텐츠로 좋아요를 쌓았냐, 아니면 좋아요를 받기 위한 게시물로 좋아요를 쌓았냐에 따라 페이지에 대한 충성도가 달라진다. 우리는 성의 있는, 퀄리티있는 좋아요를 받기 위해 노력한다.

Q 최근에는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나?

최근 팀을 새롭게 꾸렸다. <필리즘>만으로는 한계를 느껴서, <트웬티>라는 곳이랑 합쳐져 새롭게 팀을 꾸리고 있고 다음 주부터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다.

Q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 것인가.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정치, 사회 분야에서 변화를 주제로 뉴스콘텐츠를 만들 것이다. 글을 쓰든, 영상을 찍든.

Q 변화를 지향하는 것인가, 아니면 있는 변화를 보여주는 것인가?

변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기존의 체제에 대안적인 것을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래서 이름이 <ALT>인데, alternative의 앞글자이자 ALT 키를 의미한다.

ALT의 페이스북 대문사진

Q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나.

내가 어릴 때는 수재민 기사가 많았다. 지금은 별로 없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황사가 심각한 문제였는데, 이제는 미세먼지를 조심하라고 이야기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전세가 당연했는데 이제는 전세가 없어진다고 대통령도 이야기하고 있고 전부 월세 아니면 자가 둘 중 하나다. 그런 변화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생각을 하고 있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시간이 지나며 문제가 바뀌는데 우리는 거기에 대안이 있을까.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미국에는 우버라는 것이 있다. 우버 같은 경우 거기 계신 분들(드라이버)이 우버에 등록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게 아니라 개인사업자이다. 저 사람이 정규직인가 비정규직인가 물어보면 우리는 대답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나중에 취업할 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정규직과 비정규직 중 어디를 써야 할까. 내 나이 또래의 친구 중에는 이미 취직한 친구들도 있으니 우리에게는 철이 지난 이슈일 수 있지만, 나의 사촌 동생들은 분명히 그런 변화를 겪을 것이다. 그런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서울을 좋아한다. 서울밖에 몰랐고, 서울에서만 살았다. 그렇다고 엄청 돌아다닌 것은 아니고, 강동구에 짱박혀 친구들과 피시방 가곤 했다. 내가 어릴 때 학교 사회 수업 시간에 들으며 재미있었던 것이 있다. 강동구는 원래 서울이 아니었어, 강북만 서울이었고 강남은 옛날에 서울이 된 거야. 그리고 송파 잠실, 7년 전까지만 해도 항상 침수되고 수재민 많은 지역이었어.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까 궁금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서울은 어땠고,  지금의 서울은 어떻고, 미래의 서울은 어떨까. 현재 버스 같은 경우 과거보다 비교적 장애인 타기가 편해졌다. 앞으로 더 편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장애인 이동권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람들이 어렵게 느낀다. 더 쉽게 풀어내고 싶고,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그런 서울의 변화를 생각하다가 좀 더 범위를 넓히게 되었다.

Q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매체가 현재는 없나?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널리즘이라는 것이 뻔하다.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보고서 등을 통해 현황을 보고 문제를 제기한다. 기존의 언론사에서도 문제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한다. 그런데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그게 저널리즘이, 기자가, 언론사가 하는 것이 맞을까? 그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러나 또 하나 드는 생각은 그것을 제작하는 분들이 돈을 잘 받는 정규직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매일경제의 초봉이 4800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안에 대해 무슨 관심이 있겠냐. 우리 같은 경우 아직 그러하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좀 더 열망이 있다. 이 열망 있는 관점에서 보니까 우린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자! 이렇게 된 것.

Q 혹시 외국에는 그런 사례가 있나.

유럽 같은 경우, 예를 들어 프랑스 사이트인 스파크에서는 대놓고 솔루션 저널리즘을 지향한다. "우리는 저널리즘 할 때 솔루션 위주로 이야기하겠다"라고 정한 것이다. 해외 인터넷 미디어 같은 경우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언론사 사견이 들어갈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 비교적 용감하게 접근한다. 나는 누구를 지지한다고 쿨하게 이야기한다. VOX 같은 경우, 대놓고 트럼프를 까고 힐러리를 지지한다. 힐러리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장문의 기사를 올린다. 소위 말해서 중립충이 될까 말까 하는 지점에서 좀 더 나아가는 것이 해외매체이다.

Q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미디어는 뭔가.

사람들의 판단 기준이 되는 미디어다. 사람들이 신문과 KMS를 보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게 판단 기준은 되지 않고, 욕하면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론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이야깃거리와 사안의 판단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어른들은 아닐 수 있지만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그랬어”가 아니라 “페이스북에 있어서”, “트위터에 있었어”, “유튜브에 있었어”가 나온다. 이런 시대에 우리의 가치관 형성과 판단의 기준이 되는 미디어를 만들고 싶다.

 

[덧붙이는 글] 인터뷰를 진행했던 16년 초가을에 구현모씨가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던 ALT 알트는 17년 1월 현재 짧은 시간 안에 2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으며 급성장 중이다. 장애인 이동권 뿐 아니라 대학교육, 정치, 성, 섹스, 콘돔, 자위(...) 등 기존에 이야기되지 않았던, 그러나 이제는 이야기되어야 할 것들을 거침없이 말하는 미디어의 등장을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하는 것 같다. 세상을 바꾸는 미디어를 만드는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글 편집위원 개씨 

 

[구현모 씨 인터뷰를 읽고 쓰는 짧은 노트]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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