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여학생회 around의 회장은 마태영, 부회장은 임소영이다. 학번과 학과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은 등록 5일 전 처음 만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인생의 친구 한 명을 얻었다며 즐거워했다. 실제로 그들은 사뭇 다른 성격을 가졌는데, 간단히 묘사하자면 태영은 시종일관 웃으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었다면 소영은 차분하고 편안한모습이었다. 인터뷰는 한시간 내외로 끝났지만 준비된 질문 외에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록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편안하게 수다 떠는 기분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Q. 요새 어떻게 지냈는지? 소영: 명절 때 설거지 징용을 당해서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총여 일을 시작하고 있다. 새내..
11월 12일 오후 여섯 시 경에 나는 경복궁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내 옆에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한 사람은 의경인 것 같았다. 그 사람이 옆 사람에게 한심하다는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시위 나가는 사람 중에 자기가 왜 나왔는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뭐 자랑이라고 과잠까지 챙겨 입고 나오느냐. 얼마 전에 한 어머니가 와서 우리 딸은 잘못이 없다, 놓아 달라고 울면서 애원했다. 뭐가 잘못이 없어? 법을 어겼으니까 잘못한 거지. 참…고작해야 스무 살 스물한 살 돼 보이는 여자 애 더라.’ 그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빠르게 뛰고 얼굴이 빨개졌다. 과 점퍼에 이어 어려 보이는 여자 애까지 나오자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에게 차마 한소리 하..
유니버스(Universe)를 넘어선 메타버스(Metaverse). 나는 메타버스에 한동안(어쩌면 여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내 무의식을 잠식한 이 ‘메타버스’라는 놈이 내 꿈에 난입해 들려준 이야기를, 잊기 전에 글로 남기려고 한다. 1부 - 메타버스 내가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접한 건 가상현실 스타트업인 바이너리브이알에서 인턴을 하던 무렵이었다. 사수이자 회사 공동 창업자였던 K님은 항상 출근길에 나를 태우고 회사로 향하셨다. 잠이 덜 깬 터인지라 대부분 시덥지 않은 이야기나 정적이 흐르던 이 시간에 어쩐 일인지 K님은 가상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라디오 녹음 파일을 틀으셨다. 연설자는 한창 가상현실 논의로 뜨거웠던 2003년, 세컨드라이프를 창업했던 philip rosedale이었다. ..
1. 폭력의 문제 : 2016년 겨울의 광장2016년 12월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분노한 시민들은 광장에 모였다. 봉건시대에나 가능할 것 같았던 전횡이 벌어졌다는 것만큼이나 놀라웠던 것은 100만 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데도, 예측하지 못한 돌발사태나 공권력과의 폭력적인 대치, 혹은 진압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시민들은 시위 도중 경찰기동대에 붙인 항의 메시지 스티커를 스스로 떼기까지 했고, 경찰청장이 이를 ‘평화시위의 상징’이라며 만류하는 훈훈한(?) 광경도 연출되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이를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와 비교하며, ‘폭력을 유도하는 전문시위꾼’들이 없었다며 이번 시위의 순수성을 나름대로 추켜세웠다.집회가 거듭될수록..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무서웠다. 눈을 뜨면 취업준비생이란 신분이 주는 부담감과 마주해야 하고, 오늘도 취업하지 못하면 대출이자처럼 오늘치의 자괴감, 무기력함 그리고 사람들의 눈치가 늘어날 일이 뻔하기 때문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스펙을 자랑하면서도 제 앞가림하기가 가장 어려운 지금의 청년 세대는 그야말로 처연하다. 그중 내 처지가 가장 슬플 때는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내 집을 마련하는 너무도 평범하고 당연하(게 보고 자라며 컸던)다고 여겼던 꿈들을 포기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다.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취업준비생으로 살면서 내가 아파하고 고민했던 시간의 흔적, 그 일부다.동생 친구의 누나는 삼성에 입사‘했다고 한다.’ 건너 아는 07학번 선배는 오랜 취업준비 기간 끝에 현대로템에 입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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