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즈음부터 ‘여성혐오(Misogyny)’ 이슈가 대두되면서 많은 이름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여성혐오’라는 개념에 눈을 뜨게 되었고, 온라인 상에서는 여성혐오를 둘러싼 언쟁들이 격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유명인, 일반인을 막론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페미니즘 이론에 무지하거나 여성혐오적인 언행을 대놓고 일삼는다는 이유로 ‘여혐종자’ 혹은 ‘여혐러’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나 또한 예전에는 그들처럼 젠더감수성이 부족해 보이는 이들을 ‘여혐종자’라고 부르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페이스북에서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이 내게 똑같은 말과 질문을 해대는 것에 매우 지쳐있었기에 그런 사람들을 지칭할 단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언쟁을 해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사람에겐..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모두가 평등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향욱 前 교육부 정책관 1. 우리 안의 괴물 고백하건대 나는 내가 대외적으로 강력히 반대하는 엘리트주의에 찌든 채 살아왔다. 사실 이를 엘리트주의라 칭하는 것이 옳은 지도 모르겠는 것이, 엘리트주의는 내 안에 있는 이 치졸하고 비열한 감정과는 거리가 멀다(이후에 좀 더 자세히 언급한다). 내 안에 뿌리 깊게 자리한 이것은 엘리트 집단에 속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과 그들에 대한 열등감의 산물이니 ‘왜곡된’ 엘리트주의라 하겠다. 내가 때 아닌 자기고백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삐뚤어진 엘리트주의를 들여다보기 이전에 우리 잠시 솔직해지자. 우리가 일..
무작정 크라쿠프로 *크라쿠프 : 폴란드 남부에 위치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고도 왜 하필 동유럽, 그중에서도 크라쿠프로 떠났나? 특별한 환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름에 여행하기에 덥지 않고(아시아 탈락), 내 비루한 통장 잔고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하며(소위 ‘잘사는 동네’ 모조리 탈락) 동시에 무언가 새롭고 구미가 당기는 것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 보니 나온 대안이 동유럽이었을 뿐이다. 동유럽은 막상 여행지로 결정해 놓고도 너무나 생경한 지역이라 여행을 준비하는 내내 막연한 궁금증을 끊임없이 유발하는 곳이었다. 가이드북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 하면 몸과 마음이 편했겠지만, 남들 하는대로 따라 하기는 싫은 괜한 고집이 생겨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무작정 동유럽 지도를 펴 놓고 생소한 나라들의..
대학에 와서 내가 가장 특출하게 된 것이 있다면 ‘자아분열’과 ‘자의식 과잉’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면서도 혐오하고 특별하다고 믿고 싶어 하면서도 하찮은 사람으로 몰아가고, 이런 사실을 다 알면서도 내면의 평화를 찾지 못하고 계속해서 분열을 만들어왔다. 그저 나 자신을 사랑하기만 하고 싶고 특별하게만 여기고 싶지만, 정신승리를 하기에 나의 성정은 원채 불온했다. 자기애와 자기혐오의 물고 물리는 싸움은 나를 자의식 과잉으로 몰아넣었다. 그런데 이건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 반, 딸딸이 치는 마음 반으로 내 이야기를 나누는 바이다. SCENE 1 중학교 때 친구와 극장에 가는 것은 나에게 특별한 보상과도 같았다. 나의 일상은 대개 학원을 가는 날과 ..
아주 어린 시절, 편히 앉아있는 내게 엄마는 “여자가 그렇게 앉으면 안 돼요.”라고 가르쳤다. 조금 큰 후에는 “계집애가 다리 그렇게 벌리고 앉는 것 아니야!”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번도 두 번도 아닌, 일상에 걸친 이 훈계는 이젠 귀를 통해 나의 온몸에 익어 버렸나 보다. 다리를 벌리고 앉으면 스스로가 어색하고 민망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반면 남동생은 줄곧 다리를 쩌억 벌리고 앉는데,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그 아이가 나와 같은 이유로 어른들에게 질타를 받은 일은 없다. 내가 “계집애가”로 시작하는 훈계를 들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나는 집에서 하의를 잘 걸치지 않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너는 여자애가 아빠, 남동생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니? 옷을 그렇게 훌렁훌렁 벗고 다니니?”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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