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동은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행정동이자 법정동이다. 한강나루에 가까워, 한양에 소금을 공급하는 배를 타고 온 상인들이 자주 드나들어 소금마을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 역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북아현동 재개발로 한창 시끄럽던 시기에 염리동에서도 주민 퇴거가 이루어졌다. 재개발 지구로 지정된 염리동 남부에는 지금 주민 이주가 거의 다 이루어져 사람이 살고 있지 않고, 텅 빈 조용한 골목에 벽화들만이 남아 있어, 사진 찍는 취미가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야기 2017년 1월 어느 날 인사동에서 사진작가 선생님을 한 분 뵈었다. 선생님께 내 염리동 사진을 한 장씩 천천히 보여드리자, 선생님께서는 첫 말씀으로 "염리동에 왜 갔느냐"는 물음을 먼저 물으셨다. 생각해두지 않..
2. 남자라면 ~가깝고도 먼 남자의 화장어쩌면 가까운 남자의 화장 1 : 립스틱 프린스최근 온스타일에서 방영된 ‘립스틱 프린스’는 화장을 아는 섹시한 남자, 일명 화섹남을 내세웠다. ‘프린스’인 남자 아이돌들이 ‘프린세스’인 여성 게스트에게 화장을 해주는 것이다. ‘프린스’, ‘프린세스’라는 단어 선택은 둘째 치고, 내 눈을 잡아끈 것은 바로 남자와 화장의 조합이었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TV 속의 남자 연예인들은 모두 화장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현무는 BB크림을 발랐는데 수염이 너무 빨리 자라 턱 부분이 허옇게 뜬 것을 가지고 개그를 치고, 김구라는 라디오스타에서 기름이 너무 많이 올라온다며 파우더를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뷰..
0.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1 비비크림 특유의 회색기가 감도는 피부, 진한 일자 눈썹, 빠알간 입술을 한 남자가 지나간다. 자동으로 얼굴이 찌푸려졌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 마디 덧붙였다. ‘나 저런 스타일 진짜 싫어’. 친구에게 동의를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돌아온 말은 충격적이게도, ‘너 그거 혐오야.’였다. 띵-했다. 꽤 리버럴한 섹슈얼리티 감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온 내가 혐오자라니. 부정하고 싶었지만, 어디에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왜 ‘저런 스타일’이 싫은지, ‘저런’ 스타일은 도대체 어떤 스타일을 말하는 건지 생각해보면 나는 혐오자가 맞다. 하지만 혐오인 줄 알면서도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거부감을 떨치기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었다.#2 드럭스토어에 들렀다가 평소 같으면 손등에 몇..
1. 스마트로드샵의 탄생 Why not 포장마차? ‘길거리 음식’, ‘노점상’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아직 왼쪽의 전경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런저런 문제로 말이 많다지만 막상 한 개도 없다면 아쉬울 것 같은 ‘포장마차’. 이들은 왜 환영받지 못했을까?노점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대부분은 노점상 운영이 그 의도를 불문하고 사실상의 탈세 행위, 거칠게 말하면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임대료, 사업자등록 등을 통해 일정한 세금을 내는 다른 자영업자들에 반해 노점 상인들은 임의로 공지에서 사업장을 펼친 것이니 제도권 내에서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세금 징수 뿐 아니라 소비자를 위해 마련되어 있는 위생 관련 법률을 준수하고 있는지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포함된다.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법적..
1. 구제역의 데자뷰 구제역과 조류독감. 몇 년 전만 해도 사회 전반에 큰 충격과 공포를 가져다주었던 이 전염병들은, 더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이제 사람들은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속보에도 치킨과 삼겹살을 거리낌 없이 먹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구제역이 너무 ‘자주’ 일어나서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가축들이 가끔씩 병에 걸리면 놀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안심하고 먹는다니? 여기서 ‘자주’라는 말은 구제역이 2010년대 들어서만 5번째 발생했다는 의미다. 작년에는 김제와 홍성에서, 올해 2월부터는 전국적으로(충청북도, 전라북도, 경기도)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정부 역시도 구제역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정부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농가의 소들은 예전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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