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영화 이야기’는 만병통치약 같은 느낌이 든다. 영화만 잘 골라도 글 한 편은 나와서다. 유명한 영화면 본 사람이 많아서 좋고, 마이너한 영화면 그만큼 새로운 맛이 있다. 어지간하면 ‘평타’는 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많은 잡지들이 영화에 대한 감상평이나 비평을 싣는다. 그런데 영화에 대해 글을 쓸 이유가 정말 그것뿐일까? 그래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셋이 모여 각자의 영화 취향부터 ‘좋은' 영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 그리고 영화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토론했다. 참석자 (가나다 순) 단단 이런 자리에서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보지 못한 영화들이 너무 많아 민망하다. 그러나 스트레스 받으면 근처 영화관의 상영 시간표를 검색하고, 상영관이 적은 영화나 영화제를 위해 발품 파..
매년 초여름이면 누군가에겐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하루지만 누군가에겐 1년에 단 한 번뿐인 소중한 날이 다가온다. 바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올해로 제18회가 된 퀴어문화축제는 본래 스톤월 항쟁을 기리는 의미로 매년 6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서울광장의 사용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7월 15일에 열리게 되었다. 흔히 축제의 메인 이벤트인 퀴어퍼레이드의 줄임말인 ‘퀴퍼’로 불리는 이 축제는 성소수자들에게 있어 자신의 존재를 마음껏 드러내고 서로 연대하며 이날만큼은 소수가 아닌 다수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날이다. 그런 성소수자들의 축제에,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인 내가 가기로 했다. 나는 작년에 퀴어문화축제에 처음 가보았고 올해 두 번째로 다녀왔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 ..
¡Hasta luego! 크리스마스 이브가 마감이었던 전공 기말 보고서를 끝내고 일주일 뒤 1월 1일. 우발적으로 발권을 했다. 3월 13일 출국, 5월 3일 입국. 50일의 남미였다. 남미를 선택한 것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미장셴 때문이었다. 그 장면은 CG였지만, 지구상에서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과 가장 비슷하다 하여 실제로 보고 싶었다. 그 뒤로 우유니 사막에 가는 것은 항상 마음 속에만 적어 놓은 버킷 리스트였는데,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 우유니 사막에 꼭 가겠다고 SNS에 적어 놨다. 글을 공개적으로 적어 놓으니 정치인의 공약처럼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고 언젠가는 해결해야 하는 숙제 같은 의무감이 생겼다. 이래서 꿈이나 계획은 주변에 말하고 다녀야 한다는 걸까? 결과적으로 그 글은 반년만..
유니버스(Universe)를 넘어선 메타버스(Metaverse). 나는 메타버스에 한동안 (어쩌면 여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내 무의식을 잠식한 이 '메타버스'라는 놈이 내 꿈에 난입해 들려준 이야기를, 잊기 전에 글로 남기려고 한다. 1부 메타버스 내가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접한 건 가상현실 스타트업인 바이너리브이알에서 인턴을 하던 무렵이었다. 사수이자 회사 공동 창업자였던 K님은 항상 출근길에 나를 태우고 회사로 향하셨다. 잠이 덜 깬 터인지라 대부분 시덥지 않은 이야기나 정적이 흐르던 이 시간에 어쩐 일인지 K님은 가상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라디오 녹음 파일을 틀으셨다. 연설자는 한창 가상현실 논의로 뜨거웠던 2003년, 세컨드라이프를 창업했던 philip rosedale이었다. "..
이전의 풍경을 꺼내는 데 나무들이 쓰이는 것은 이들이 뿌리 내린 자리의 주인이기에 함부로 베일 수 없었던 까닭이오, 그렇기에 언제나 늘 있을 것만 같은 그 자리에 누군가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까닭입니다 - 박만수, 「나무 헤는 밤」 중에서 장마의 끝에서 백양로를 걸으면서 길 가운데의 잔디밭을 유심히 보았다. 얼마 전까지 이제 막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잔디들을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가 쳐져 있었는데 다시 보니 사라졌었다. 많이 내린 비 덕분에 잔디들은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마찬가지로 학교의 다른 풀들도 무성하게 자라서 대대적인 제초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잘려나간 풀밭에서는 평소보다 풀내음이 많이 난다. 본관 앞의 정원 역시 그런 풀내음으로 가득했다. 냄새를 맡으며 걷던 중에 둥그런 정원수들을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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