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에브도’ 사건일지 2015년 1월 7일,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무장 괴한들이 만평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쳐들어가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테러로 편집장을 포함해 열 명의 언론인과 두 명의 경찰이 목숨을 잃었다. 사건의 발단은 201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통적으로 비종교적이며 좌파적인 성향의 샤를리 에브도에서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알몸으로 “내 엉덩이도 좋아?”라고 말하는 만평을 실었던 것이다. 사실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이 그 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수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당시에도 이슬람권 국가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프랑스 관련 시설이 문을 닫는 등 큰 논란이 불거졌던 터였다. 테러의 파장은 컸다. 프랑스 ..
1. 뭉크의 일기 해가 질 무렵, 나는 두 친구들과 길을 걷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이 피처럼 붉게 물들었다. 말할 수 없는 피로를 느끼면서 나는 걸음을 멈추고 난간에 기대섰다. 피와 홍염이 도시와 검푸른 피오르드를 뒤덮었다.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지만 나는 뒤쳐져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때, 나는 자연을 꿰뚫는 거대하고도 무한한 비명을 들었다.-1892년 1월 22일, 니스에서- 2. 문명의 기대수명 현재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세쯤 된다. 지금의 20대는 100세까지 살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도 있다. 넉넉히 잡아 현재 20대의 기대 수명이 100세라고 치자. 그럼 현재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대략 80년이 지난 후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건축은 다르다. 짧게는 몇십 년이지만..
※ 2014년 가을 발행한 연희관 015B 2호에 실린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1000일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 사회가 걸어온 과정을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올리는 세월호 4부작의 두 번째 글입니다.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지루해 난 하품이 나해 - 자우림, Set me free 만약 사람들이 질서에서 집단적으로 이탈한다면 어떨까? 만약 모두가 갑자기 ‘질서를 따르지 않겠습니다.’라고 선언한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신호등? 따르지 않는다. 정지선? 지키지 않으련다. 군대? 가지 않는다. 결혼? 그게 뭐야. 국가? 그거 꼭 필요한거야?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가끔씩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정신건강에 그럭저럭 도움이 될 것이다. 이..
※ 2014년 가을 발행한 연희관 015B 2호에 실린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1000일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 사회가 걸어온 과정을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올리는 세월호 4부작의 첫 번째 글입니다. 1. 사회가 참사를 이해하는 방식세월호 참사는 여지없이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사건 자체만으로는 어떤 말도 전하지 않는다. 다만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지금과 같이 한국사회를 집단적 외상에 빠뜨린 비극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까. 한 사회가 외상적 사건을 받아들일 때 중요한 것은 실재했던 사건을 의미로 구성하는 과정, 즉 서사화 과정이다. 사건들이 구슬이라면, 서사는 그것들을 꿰어내 구체적 의미로 만들어내는 실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스웨덴 최초로 27세에 장관(고등교육 및 성인교육 담당 장관)이 된 사람이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2년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그는 무슬림 출신이고 여성이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음주운전’ 사실보다 관심을 끌었던 것은 27살 여성이 장관이 될 수 있는 스웨덴의 정치시스템이었다. 그래서 아이다 하드지알릭(Aida Hadzialic)이라는 이 여성에 대해 찾아보았다. 그녀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태어났고, 5살에 내전을 피해 스웨덴으로 이주한 이민자 출신이었다. 그녀는 16세에 스웨덴 사회민주당에 입당했고, 대학을 졸업한 후 23살에 할름스타드(Halmstad)라는 도시의 부시장으로 일했다. 그리고 27살에 장관이 된 것이다. 그녀는 권력자에 의해 발탁된 것이 아니..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모두가 평등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향욱 前 교육부 정책관 1. 우리 안의 괴물 고백하건대 나는 내가 대외적으로 강력히 반대하는 엘리트주의에 찌든 채 살아왔다. 사실 이를 엘리트주의라 칭하는 것이 옳은 지도 모르겠는 것이, 엘리트주의는 내 안에 있는 이 치졸하고 비열한 감정과는 거리가 멀다(이후에 좀 더 자세히 언급한다). 내 안에 뿌리 깊게 자리한 이것은 엘리트 집단에 속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과 그들에 대한 열등감의 산물이니 ‘왜곡된’ 엘리트주의라 하겠다. 내가 때 아닌 자기고백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삐뚤어진 엘리트주의를 들여다보기 이전에 우리 잠시 솔직해지자. 우리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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