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는 개가 밥을 먹을 때 분비하는 침의 양을 연구했다. 그러다 개가 밥 주는 사람 발소리를 듣거나 빈 밥그릇만 보아도 침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개는 원래 먹이를 보면 침을 흘린다. 하지만 밥을 주러 올 때 들리는 발걸음 소리 그리고 밥을 담는 밥그릇은 밥을 연상시켰다. 개는 그에 대한 반응으로 침을 흘렸다. 그 유명한 파블로프의 조건반응 실험의 시작이다. 셀리그먼은 이 조건 반사를 활용해 새로운 실험을 했다. 그는 다양한 조건 속의 개들에게 미세한 전기 충격을 가했다. 어떤 개는 특정한 행동을 하면 전기 충격이 멈춰지도록 장치를 했다. 그러나 다른 한 마리는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전기 충격을 벗어날 수 없게 우리 안에 가뒀다. 후에 개들을 풀어줬다. 다른 조건의..
1. 자위에는 국경도 성별도 없다 미국에서 3월은 자위의 달이다. 듣도 보도 못해 황당하다면, 그 자위가 맞다. 미국인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스트레스받을 때, 심심할 때, 한동안 섹스를 못 했을 때, 태어나서 섹스해본 적이 없을 때, 집이 비었을 때 혹은 아무 때나 하는 그것 말이다. 그런데 자위에는 국경이 없는 만큼 성별 또한 없다. 이 말은 즉 여자들도 자위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자의 자위는 다소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한 소재로 느껴진다. 심지어 여자인 나한테까지 말이다. 미디어 속 남자의 자위는 섹시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냥 그들의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쾌락으로 비춰질 뿐이다. 하지만 여성의 자위는 판타지로 점철되어있다. 꽃잎이 뿌려진 욕조에서 야한 코스튬을 입고 반쯤 풀린 눈과 벌어진 입술 사..
졸업을 하루 앞둔 목요일, 화창한 오후였다. 과사무실에서 학사모와 가운을 빌리고는 잠시 연희관 앞의 환풍구 위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볼이 빨간 두 여자아이들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그녀들은 대안학교 학생들이며 선생과 함께 캠퍼스를 방문하였다고 밝혔다. 선생은 아이들에게 재학생들과 인터뷰를 해올 것을 요청했고, 그 아이들은 내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먼지와 소음으로 휩싸인 한적한 캠퍼스에서 한가해 보였던 나는 그들에게 꽤 반가운 인터뷰이였는지, 그녀들과 같은 이름표를 목에 건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진지한 그들의 태도는 나로 하여금 담배를 끄고 고쳐 앉게 했다. 그들이 들고 있던 질문지에는 긴 답변이 필요한 짧은 문항들이 적혀있었다. 전공, 전공을 통해 얻은 점들, 생각을 바꾸게 된 사건들..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정치에 뛰어들려는 사람은 적다. 세계평화를 위해 UN에 들어가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당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치라는 것이, 정당이라는 것이, 우리와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일까? ※ 이 글은 2016년 2월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비둘기가 산다고?” 실제로 비둘기가 진짜 사는 공간, 비둘기 방이 있다. 거기에 가보면, 충격적이겠지만, 고양이가 있는데 엄청 통통하다. 비둘기를 먹고 살기 때문이다. 인간이 돌보지 못하는 주택 안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 외의 다른 생물체들, 즉 시민 외에 다른 사람들, 할머니, 약자 이런 사람들뿐만 아니라 고양이, 비둘기, 살쾡이 등이 들어와서 자기가 이 땅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풍경이 ..
고양이에게 말을 건다. 그 고양이는 아마도 굉장히 귀엽다. 그저 얌전히 내 말을 들어주는 놈이다. 인생이란 가끔은 참으로 좆같은 거 같애. “괴융.” 고양이는 고개를 끄덕끄덕해준다. 동의를 표해주는 놈의 친절함에 나는 조금 웃는다. 무더운 날의 찐득거리는 땀이라거나 상사에게 듣는 호통이라거나 누구를 만나도 무덤덤한 마음이라던가. 그렇게 두서없이 몇 마디를 지껄이다보면 밤이 된다. 밤이 되면 눈꺼풀이 눈을 반쯤 감긴다. 그래도 정신은 또렷하다. 가만히 녀석의 눈을 들여다본다. 녀석도 내 눈에 호기심을 보이며 마주 바라본다. 고양이 눈을 바라보는 내 눈에 담긴 고양이 눈에 담긴 내 눈에 담긴 고양이와… 한참을 그렇게 서로 바라보다가 시시하다는 듯 녀석은 자리를 옮긴다. 나는 생각에 잠긴다. 아무 일도 없는데..
- Total
- Today
- Yesterday
- 죄많은소녀
- 총여학생회
- 연세대학교
- 공일오비3호
- 공일오비8호
- 신촌
- 홈리스
- 코비컴퍼니
- 공일오비10호
- 공일오비11호
- 공일오비9호
- 공일오비12호
- 영화비평
- 공일오비
- 연희관015B
- 연희관공일오비
- 몸
- 공일오비6호
- 여행
- 윤희에게
- 공일오비13호
- 너 화장 외(않)헤?
- 사회과학교지
- 도시
- 페미니즘
- 공일오비7호
- 공일오비4호
- 퀴어
- 10호특집
- 책방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