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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오비는 매 학기 신입 편집위원을 모집하고 있어 매 호 편집위원의 구성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편집위원들은 자기가 참여한 호, 그 전 호에 대해서는 알아도 그 이전의 공일오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요. 그건 독자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10호 특집! 공일오비의 역사를 훑어보기 위해 1호부터 9호까지 어떤 글들이 실렸나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았습니다. 각호에 실린 모든 글을 소개하면 정말 좋겠지만 지면상 어렵겠지요. 대신 공일오비 편집위원들이 1호부터 9호까지 전부 읽고 각 호마다 취향껏 글 하나씩을 뽑아보았습니다. 먼저 각 호마다 후보 글을 3개씩 뽑고, 편집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그중 하나를 최종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티스토리에는 웹의 특성을 활용하여, 티스토리에 올라와 있는 글들의 경우 바로 읽어볼 수 있도록 각 글마다 하이퍼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또한 지면에는 실리지 않은 후보글과 그에 대한 코멘트 또한 함께 실었습니다. 코멘트는 그 호의 한줄평을 남긴 편집위원들이 작성하였습니다.
(*티스토리에는 5호부터의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연희관 지하 1층 B015 자치도서관에 공일오비 전권 실물 책이 비치되어있으니 1호~4호의 글들이 궁금하시면 들려주세요.)
1호
(2014.06)
<성노동권리지지모임 GG 밀사, 연희 인터뷰 + 성노동 담론이 나오기까지 :
성매매를 둘러싼 투쟁의 역사와 성노동운동> by 희조
공일오비의 첫 시작 1호. 창간호의 포부를 보여주듯 1호에는 무려 20편의 글이 실렸고 다채로운 기획과 발로 뛴 취재가 돋보이는 호였다. 수많은 글 중에서도 이로비들의 선택을 받은 글은 바로 커버스토리 <금기와 위반의 상상력>에 실린 성노동 담론에 대한 글들이었다. 성노동 운동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노동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내고, 성노동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이들을 위해 성노동 운동의 역사를 개괄한 글을 함께 실음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편집위원 오늘의 한줄평 :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와 적절한 기획.
* 그 외에 뽑혔던 후보글&코멘트 *
<'여기 또 다른 도서관이 있다' 사회과학대 자치도서관 3년차 어디로 가고 있는가?> by 승록, 다해
공일오비와 떼려야 뗼 수 없는 B015, 자치도서관. 나를 포함하여 지금 학번 친구들은 잘 모를 자치도서관의 역사와 개관 당시의 기조의 유래를 정리한 글이다. B015가 원래는 강의실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글의 완성도보다는 공일오비의 기초지식(?)으로서 공일오비와 자도에 관심은 있지만 자도의 역사는 잘 모르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글이 되리라 생각한다.
2호
(2014.10)
<세월호는 어떻게 소모되었나 : 서사로 재구성한 세월호 참사 이야기> by 우진
세월호 사건 직후 발간된 2호는 커버스토리가 ‘세월호’로, 4편에 걸쳐 세월호 사건을 다루었다. 그중 <세월호는 어떻게 소모되었나>는 세월호 사건을 서사로 촘촘하게 재구성하며 세월호 사건이 왜, 어떻게 한국 사회를 집단적 외상에 빠뜨린 비극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한 글이다. 이 글이 세월호를 둘러싼 소모적이고 저열한 논쟁에 고통받던 독자들에 대한 작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편집위원 응팡의 한줄평 : 써야만 했던 내용을 잘 써낸 글.
* 그 외에 뽑혔던 후보글&코멘트 *
<자율학습기간 도입에 대한 소고> by 다해
제대로 된 공지와 설명 없이 도입된 자율학습기간이 무엇인지 이를 도입한 학교의 의도와 또 그로 인한 혼란은 어떠한지를 잘 다룬 글이다. 공일오비가 학내 사건을 다루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 글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처럼 교지는 학내에서 학생, 교수, 학내 노동자와 밀접한 사안들이 어떻게, 왜 생기거나 바뀌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를 생산해내는 역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3호
(2015.06)
<바람개비 돌던 교정을 위하여 : 송도 기숙사 노동권 문제를 생각하다> by 강우주
3호는 서로 다른 개인과 집단들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룬 호였다. 그중 <바람개비 돌던 교정을 위하여>는 송도 기숙사 노동권 문제를 다룬 글로, 2015년 농성 당시 천막 안의 목소리를 직접 취재하는 방식을 통해 교내 청소, 경비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어려움, 학교의 대응과 같은 사실관계를 자세히 짚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간접고용 문제와 노동환경의 구조적 문제 또한 지적하고 있어 여전히 많은 대학교에서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는 현재에도 유의미한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집위원 연자의 한줄평 : 누군가에게 선택과 비용의 문제인 것이 누군가에겐 생존의 문제가 된다. 여전히.
* 그 외에 뽑혔던 후보글&코멘트 *
<신화가 만든 한국의 악마> by 정우진
4호
(2016.04)
<자학하지 말고 자위하세요: 여성의 자위에 대하여> by 한가지가지
4호는 개인적이고 특수한, 그러나 여전히 우리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는 일상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들이 많은 호였다. 그중에서도 돋보였던 글은 바로 <자학하지 말고 자위하세요>. 일상의 영역에 있으나 아직도 낯설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여성의 자위’라는 주제를 도발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진단하고 풀어냈다.
▶편집위원 말랑의 한줄평 : 참신한 주제. 글의 메시지가 갖는 유효성과 긍정적 영향력.
* 그 외에 뽑혔던 후보글&코멘트 *
<라이언 신드롬 : 슬픔이라는 놀이를 하고 있는 우리를 이야기하다> by 개연성
자신의 처지를 자조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태연히 지내고, ‘헬조선’과 같은 방식으로 슬픔을 우스꽝스럽게 ‘놀이’하는 20대의 모습을 말하는 데에 갈기 없는 수사자인 ‘라이언’에 대한 20대의 사랑을 차용한 것이 참신했다. 공일오비를 전혀 모르는 독자라도 표지의 라이언 캐릭터와 ‘라이언신드롬’이라는 이름에 궁금증을 느끼고 펼쳐볼 만하며, ‘라이언’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내용인 20대의 감성⋅자학의 정치학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대의 자조, 슬픔의 ‘놀이’라는 주제 자체도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던 것’을 짚어내 준다는 점에서 좋았고, 20대에게 전하는 위로로 글을 마무리함으로써 따뜻한 글까지 되었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이해하지 못했던 라이언의 슬픔을 곧바로 캐치할 수 있었던 것, 그것에 우리가 애정을 느끼고 열광한 것은 라이언의 모습이 현 20대의 감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일까? 엄마에게는 단지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사실은 처절한 슬픔의 표현이라는 것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아챌 수 있다. 그것은 마치 라이언처럼, 오늘날 대한민국에 사는 20대라면 무릇 콤플렉스 한 둘은 있고, ‘헬조선’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조선’에서 태연히 나름 잘 지내며, SNS상에서 우리네 식으로 때때로 우스꽝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곤 하는 것과 관련 있을지 모른다.”
5호
(2016.09)
<‘페미니스트 앨라이’의 역설, 소외와 시혜의 함정 : 연대를 통해 역할갈등 극복하기> by 성필(기고)
본격적인 ‘페미니즘 리부트’의 시발점이었던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난 2016년에 나온 5호의 커버스토리는 ‘페미니즘’이었다.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페미니즘을 다룬 글들이 실렸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볼 만한 글은 바로 <‘페미니스트 앨라이’의 역설>. 지금 읽어도 끄덕여질 만큼의 촘촘함과 깊이로, 여전히 논쟁거리인 남성 페미니스트의 위치와 역할을 명료하고도 힘주어 담아냈다.
-▶편집위원 오늘의 한줄평 : 스스로 ‘남페미’로서 고민이 되신다구요? 이 글을 읽으세요.
* 그 외에 뽑혔던 후보글&코멘트 *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을 다니며 성찰적인 글쓰기를 하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주제, 엘리트주의. 특성화고를 졸업해 모 증권회사 정규직으로 입사한 후 잘 살고 있는 여동생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운이 좋게도'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필자가 자신을 성찰하는 것으로 글은 시작된다. 학벌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지만, 막상 학벌에 대한 보상심리는 포기하기 어려운 우리들의 이야기. <스카이캐슬>과 같은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엘리트주의와 약간은 결이 다를 수 있지만, 맞닿는 지점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원주캠 통합 루머가 돌았을 때의 에타를 필두로 한 학내의 격한 반응을 떠올려보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글.
6호
(2017.04)
<합법과 불법의 공동경비구역, 스마트 로드샵> by 센, 드래곤후르츠
6호의 커버스토리는 ‘공간과 장소’로, 가벼움과 무거움, 디테일과 굵은 선 사이의 중심을 잘 잡은 호였다. 공간과 장소에 대한 여러 글 중에서도 이제는 너무나 당연해진 신촌의 스마트로드샵을 깊고 따뜻하게 다룬 이 글이 6호의 글로 뽑혔다. 단순한 인터뷰에서 그치지 않고, 스마트로드샵을 둘러싼 여러 이들의 목소리와 맥락을 성실하게 짚어내려 노력한 흔적이 물씬 느껴진다.
▶편집위원 재찬의 한줄평 : 성실하고 섬세한 관심으로 그려낸 지나간 흔적과 목소리.
7호
(2017.09)
<혼술을 넘어 함께 웃을 수 있기를> by 이한솔(기고)
7호는 직접 발로 뛴 취재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 많은 호였다. 그중에서도 7호의 커버스토리인 “어떤 청년”은 ‘청년’을 키워드로 청년 담론을 성찰해보는 기획이었다. 커버스토리에 실린 글들에는 청년담론에서 말하는 청년이 누구인지, 청년담론을 주도해서 만들어나가는 집단은 청년이 아닌 누구인지, 그랬을 때 청년들이 뭉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점은 무엇인지 담았다.
▶편집위원 뀨뀨의 한줄평 : 이 글을 통해 청년들이 현재 청년담론의 한계를 깨닫고 더 많은 목소리를 터뜨릴 수 있길 희망한다.
* 그 외에 뽑혔던 후보글&코멘트 *
'잘못한 게 없는데도 죄인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라는 말에 '공감'해서 이 글을 골랐다. 문제의 원인이 전혀 다른 곳에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 책임이 지워진다는 글쓴이의 문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누군가의 죄책감을 부추겨 가며 설득하는 것이 과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최선의 전략인가?
<외설의 정치학> by 강원모 (기고)
외설인 것과 건전한 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누가 만들어내는가? 예술을 넘어서, 전반적인 섹슈얼리티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고 '섹스'를 사적인 영역에 밀어 넣을수록 사람들은 성폭력에 대해서, 연애나 결혼을 넘어선 대안 관계에 대해서,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 '음란'을 공적인 영역에 끌어오지 않고, 끊임없이 '음란'/'음란하지 않음'의 구분에만 집착한다면 이 사회는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는 제도를 만들고, 인식을 만들어내는 데 끊임없이 실패할 것이다.
8호
(2018.04)
<포르노에도 평등을 : 여성을 위한 포르노> by 오늘
8호는 깊은 고민과 예리한 통찰이 담긴 글과 시의성을 갖춘 인터뷰까지 골고루 버무려진 호였다. 그중에서도 포르노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여성의 성욕 해방에 대해 논한 <포르노에도 평등을>이 8호의 베스트 글로 뽑혔다. 현재의 불평등한 성 담론, 그로부터 양산된 편향적인 포르노를 꺼내와 뜯어보는 분석력, 여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거침없는 문체가 돋보이는 글이었다.
▶편집위원 이네의 한줄평 : 통쾌하고 친절한,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들었던 글.
* 그 외에 뽑혔던 후보글&코멘트 *
대표자가 되면서 고민이 많았던 지점들을 글쓴이가 짚어내주었다. 학생회는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긴 하는가? 사실상 학생회 사업이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신입생, 집부들, 그리고 그 집부들과 가까운 친구들 한정에 가깝다. 생각해보면 나는 글쓴이의 말처럼 어느 순간 학생들을 뭉뚱그려버렸고 학생 '모두‘를 고려하다가 그들 각각이 가지는 정체성을 단순화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는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편파적인’ 학생회가 필요하다는 글쓴이의 결론은 꽤나 설득력 있었다. 대표자로서의 내게는 반성의 글이었다. 아마 작년의, 대표자가 아니었던 나는 이 글을 다르게 해석하지 않았을까. 학생사회에서 개개인이 자리한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읽힐 여지가 있는 것이 이 글의 강점이다.
보지도 않았는데 결말까지 다 알 수 있을 것 같은 영화가 있다. 나에겐 <1987>이 그랬다. 한국식 승리의 신화는 이제 어느 정도 공통된 서사를 합의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 위해 지워지는 이들이 있다. 글쓴이의 표현처럼 ‘완전무결한 승리의 기억’이라는 환상은 아직 한국 사회에서 유의미하게 작용한다. 이 글은 그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던 작은 존재들을 통해, 환상의 역사에서 실재의 역사로 이행하도록 한다.
9호
(2018.09)
퀴어, 경비 노동자 등 분명 우리 사회에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자꾸만 지워지는 이들이 있다. 혹은 여성 홈리스처럼 그 존재조차 희미한 이들이 있다. <여성 홈리스와 마주하기>는 여성 중에서도 홈리스, 홈리스 중에서도 여성을 조명하여 소수자의 교차성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글이다. 홈리스 인권단체에서 활동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취재와 객관적 지표를 잘 엮어내어 여성 홈리스의 실태를 섬세하게 담아내었다.
▶편집위원 오늘의 한줄평 : 언협에서도 상 받고, 시사인에서도 상 받은 공일오비의 자랑~!
* 9호는 이미 내부 투표를 거쳐 언협 보도상 후보글을 정했기 때문에 그 외에 따로 뽑은 글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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